15일 부산 남외항 기름 유출 사고 당시 구멍으로 흘러나오는 벙커C유를 해양경찰관들이 온몸으로 막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소속 신승용 경사(42)와 이순형 경사(35)가 그 주인공. 이들은 측면에 20∼30cm 크기의 구멍이 난 화물선 캡틴 벤젤리스 엘호에서 흘러내리는 벙커C유를 온몸으로 맞으며 구멍을 봉합해 추가적인 기름 유출을 막았다.
이날 오후 4시경 특수구조단이 현장에 도착한 뒤 현장경험이 가장 많았던 두 경사는 각자 몸에 로프를 묶어 배 갑판에 고정한 뒤 곧장 구멍 난 화물선 측면을 따라 내려갔다.
유출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상황이었다. 로프에 의지한 채 바다에서 약 10m 떨어진 허공에 매달려 쐐기와 흡착제 등으로 구멍을 막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4시간 만인 오후 6시 20분경에야 구멍 봉쇄에 성공했다. 작업을 마친 두 사람은 온몸에 시커먼 기름을 뒤집어쓴 모습이었다. 이 경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배 측면이 기울어져 있다 보니 구멍에 손이 닿지 않아 서로 몸을 발로 차 구멍 쪽으로 밀어주면서 간신히 작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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