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용-이순형 경사, 로프 매달려 4시간 사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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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산 남외항 기름유출 사고 당시 벙커C유를 온몸으로 막아낸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소속 신승용(왼쪽) 이순형 경사. 얼굴이 온통 기름투성이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15일 부산 남외항 기름유출 사고 당시 벙커C유를 온몸으로 막아낸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소속 신승용(왼쪽) 이순형 경사. 얼굴이 온통 기름투성이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15일 부산 남외항 기름 유출 사고 당시 구멍으로 흘러나오는 벙커C유를 해양경찰관들이 온몸으로 막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남해해양경찰청 특수구조단 소속 신승용 경사(42)와 이순형 경사(35)가 그 주인공. 이들은 측면에 20∼30cm 크기의 구멍이 난 화물선 캡틴 벤젤리스 엘호에서 흘러내리는 벙커C유를 온몸으로 맞으며 구멍을 봉합해 추가적인 기름 유출을 막았다.

이날 오후 4시경 특수구조단이 현장에 도착한 뒤 현장경험이 가장 많았던 두 경사는 각자 몸에 로프를 묶어 배 갑판에 고정한 뒤 곧장 구멍 난 화물선 측면을 따라 내려갔다.

유출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상황이었다. 로프에 의지한 채 바다에서 약 10m 떨어진 허공에 매달려 쐐기와 흡착제 등으로 구멍을 막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4시간 만인 오후 6시 20분경에야 구멍 봉쇄에 성공했다. 작업을 마친 두 사람은 온몸에 시커먼 기름을 뒤집어쓴 모습이었다. 이 경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배 측면이 기울어져 있다 보니 구멍에 손이 닿지 않아 서로 몸을 발로 차 구멍 쪽으로 밀어주면서 간신히 작업했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부산 기름 유출#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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