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은경]이제는 올림픽 철학을 공유할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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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경 독일쾰른체육대 올림픽학 박사과정
홍은경 독일쾰른체육대 올림픽학 박사과정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에 이어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성사시켜 전 세계 국가 중 8번째로 여름, 겨울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가 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국민들의 올림픽에 대한 인식은 그저 메달을 몇 개 따서 몇 등 했느냐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도 금메달 딴 선수 집에 가서 부모와 인터뷰하고 그를 영웅화한다. 정부의 각종 보조금과 혜택을 소개하면서 그를 띄운다. 그러고는 끝이다. 4년 후 올림픽이 개최될 때까지 아무런 관심도 가져 주지 않는다.

올림픽의 역사가 깊은 선진국들은 메달 획득에만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올림픽의 가치, 역사, 유산, 올림픽을 통한 세계평화 기여 등을 연구하고 교육하며 학문 영역으로까지 발전시키고 있다. 이런 흐름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올림픽 상업화에 대한 비판이 거셌던 2000년대 초반부터 IOC는 본격적으로 그 가치를 지키고자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올림피즘과 올림픽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결의안을 발표했고, 이는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올림픽 연구센터 및 학자들이 각 나라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활발한 연구로 이어졌다.

1월 스위스 로잔 올림픽 박물관에서는 박물관 재개관 행사를 겸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근대 올림픽을 재창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의 업적과 그의 올림픽 제창 이념을 지키기 위해 만든 국제 피에르드쿠베르탱위원회(CIPC)와 IOC가 공동 주관한 이 행사는 올림피즘과 역사 및 철학 등을 연구하는 전 세계의 학자들과 실무자 100여 명이 25개국에서 초청되었다. 특히 올림픽 개최 예정국인 브라질, 한국, 일본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 자리에서는 또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올림픽의 철학과 그 적용에 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 개최 당시 일본은 “One School and One Country”라는 모토로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올림픽 운동을 전개했고 이에 대한 기록을 유지, 보존하는 연구소와 학계의 움직임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일본은 올림픽 개최를 기회 삼아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그 가치 및 실천 방법을 전파할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경기장 건설도 중요하지만 올림픽 가치를 알리는 교육은 물론이고 개최 이후의 유산을 계획하고 남기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스포츠가 그릇을 키우는 양적인 발전을 했다면 앞으로는 그 속을 채우는 질적인 발전을 하는 데에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홍은경 독일쾰른체육대 올림픽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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