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이자 받느니 돈 뺄래” 은행 정기예금 8년만에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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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7조원 사상최대폭 감소

저금리 장기화의 여파로 지난해 은행 정기예금의 수신 잔액이 전년보다 17조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경제가 성장하면 증가하는 은행의 예금 잔액이 경제위기 등이 없는데도 크게 줄어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은행 정기예금은 558조898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6조8084억 원(2.9%) 줄었다. 전년 대비로 정기예금이 줄어든 것은 카드사태의 여파가 남아 있던 2005년(―2.9%) 이후 8년 만이다. 감소액 기준으로는 1961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정기예금에 보통·당좌예금, 적금 등을 모두 합친 총예금도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작년 말 총예금은 1009조6854억 원으로 2012년에 비해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 예금(총예금 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2010년만 해도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으며 매년 10% 이상씩 늘었다. 하지만 이후 2011년 8.5%, 2012년 4.5% 등으로 증가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돈을 은행에 맡기려는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은행예금 금리가 워낙 낮아 자산 증식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008년 연 5.67%까지 치솟았던 은행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2.70%까지 내려갔다. 저금리에 증시 부진까지 겹치면서 최근 금융시장에는 현금 통화량이 많아지거나 현금화하기 쉬운 금융상품에만 반짝 돈이 몰리는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은행 정기예금#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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