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서 전쟁 발발 용납안해”… 왕이, 케리에게 긴장완화 촉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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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 한국이어 中 연쇄 방문… 시진핑 주석도 대북 대화 강조

중국 왕이(王毅·사진) 외교부장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북한은 물론이고 미국에도 긴장 고조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큰 틀에서는 한미와 보조를 맞추면서도 각론에서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14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중국을 방문한 케리 장관과의 회담에서 “반도에는 중국의 중대한 이익이 걸려 있다”며 “우리는 절대 반도에서 혼란이 발생하거나 전쟁이 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태도는 엄숙하고 진지하다.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미국이 제기하는 중국의 추가적인 대북 압박 요구를 거부함과 동시에 북-미 양측이 긴장 완화를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리 장관은 앞서 13일 서울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 지도자들에게 북한이 더 복잡한 상황을 만들고 더 심각한 안보 문제를 일으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평화 안정을 지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며 “당장 급한 일은 기회를 잡아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같은 맥락에서 대북 압박보다는 대화 재개에 방점을 둔 중국의 대북 정책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반관영 중국신원왕(新聞網)은 “시 주석이 중국의 관련 입장을 (케리 장관에게) 상세히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케리 장관은 시 주석과 왕 부장 등에게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발표에 이어 남중국해에 추가로 설정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왕 부장은 “누구도 우리의 국가주권 및 영토 수호 의지를 흔들 수 없다. 미국이 역사적 사실을 존중하고 한쪽 편에 서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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