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빈 “무조건 이긴다고 나를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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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1일 07시 00분


개그맨 윤형빈에겐 이제 격투기 선수라는 타이틀도 어울린다.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14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1라운드 4분 만에 TKO 시킨 윤형빈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개그맨 윤형빈에겐 이제 격투기 선수라는 타이틀도 어울린다.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14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경기에서 상대 선수를 1라운드 4분 만에 TKO 시킨 윤형빈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종합격투기 일본 선수에 TKO 승

진심은 통한다는 신념으로 도전장
마지막날 극한 감량 땐 지옥 경험
아내 정경미 특별한 내조도 큰 힘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평소 “격투기는 남자라면 도전할 만한 일”이라며 막연하게 꾸었던 꿈은 현실이 됐다. “이제 꿈을 넘어, 인생에서 또 다른 의미를 찾는 데에도 성공”했다.

개그맨 윤형빈. 이젠 종합격투기 선수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수많은 오해와 우려를 뒤로하고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치른 그는 10일 오후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아직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윤형빈은 전날 밤 9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014’ 스페셜 메인 이벤트 라이트급 매치에서 일본의 타카야 츠쿠다를 1라운드 TKO로 이겼다.

어느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결과여서 윤형빈에게 쏠린 관심은 더욱 컸다. 1라운드에서 상대 선수를 눕힌 그는 “혹독하게 자신을 다그친 마인드 컨트롤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상대가 나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해도 절대 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무조건 ‘내가 이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형빈은 지난해 10월8일 로드FC 데뷔 선언을 하고 경기를 치르기까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연습했다”.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도 체중 감량. 83kg이었던 그는 한 달 만에 총 13kg을 감량했고, 특히 경기 하루 전날 6kg의 수분을 줄여야 했다.

“마지막 날 극한 감량을 할 땐 정말 지옥을 경험한 것 같다. 수분을 빼기 위해서 몸을 쉬지 않고 움직여야 했다. 30분 단위로 소식-휴식-소변량 등을 번갈아 체크했다.”

애초 윤형빈이 격투기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격투기가 장난이냐’ ‘개그 하느냐’는 오해의 시선도 있었다. 그는 “사실 격투기를 좋아하는 분들은 나의 도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정식으로 격투기에 도전하기 전부터 실전 경기를 관람하며 연습도 많이 했다”면서 “다른 분들도 언젠가 내 진심을 알아줄 거라 믿었기 때문에 상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진심은 결국 격투기 경기가 지닌 “많은 의미”라고 설명한다.

“점점 제 자신이 약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격투기를 통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고 싶었다. 덕분에 강인한 마음도 갖게 됐다. 이벤트나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인생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윤형빈은 아내 정경미에게 특히 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경기를 못 보겠다고 하더라. (경기 끝나고)전화하라고 하기에 영상통화로 괜찮다는 걸 보여줬더니 펑펑 울더라. 짠했다”고 말했다. 그런 정경미의 특별한 내조도 승리에 한 몫했다. 그는 “링에 올라가기 전에 한 편에 100명의 사람들이 ‘윤형빈 파이팅’이라고 써진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면서 “아내가 현장에 계신 분들에게 부탁한 깜짝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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