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결국 창원 떠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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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새 구장 건립문제 진척 안되고 現 시장도 사퇴 6월까지 행정공백
인근 울산-포항 등은 적극적 구애

경남 창원시 새 야구장 문제가 ‘선거 블랙홀’에 빠졌다.

프로야구 NC는 창원시에 “6월 30일 이전에 새 야구장의 구체적인 입지와 완공 기한이 포함된 실행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판단한다”는 공문을 4일 보냈다. 창원시에서 “NC가 진해구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답변을 문서로 보내오면 진해구장을 지을 필요가 없다”고 이날 먼저 밝힌 데 대한 답신이었다.

데드라인을 6월 30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선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월 4일 실시하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뽑힌 새 단체장은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그 전에 답을 달라는 것이다. NC는 창원시에 공문을 보내면서 “창원시가 4일 발표한 입장은 새 야구장 건립 지연의 책임을 회피하고 새로운 시 행정부의 몫으로 돌리려는 미봉책으로 비춰질까 우려된다”고 썼다. 우려는 크게 틀리지 않았다. 이 공문이 도착한 이튿날인 5일 박완수 창원시장은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자리를 내놓았다.

창원시는 지난해 1월 30일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에 새 야구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그 뒤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창원시는 이 땅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국방부와 제대로 된 협의도 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창원시를 NC 연고지로 확정하면서 2016년 3월까지 새 야구장을 지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1년 넘게 행정절차가 미뤄지다 보니 이제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창원시장 후보들이 새 야구장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 창원시는 NC가 제시한 데드라인조차 지킬 수 없게 된다.

NC는 답신으로 보낸 공문에 “시의 공식 답변을 요청드리며, 이와 관련해 NC와 한국야구위원회는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썼다. 연고지 이전도 검토할 수 있다는 으름장이다. 현재 프로야구 경기를 치르는 야구장을 갖춘 울산과 경북 포항시는 물론이고 경기 성남시, 고양시 같은 지방자치단체도 NC를 모셔가려 안달이다. NC가 보낸 공문에 대해 창원시는 “당장 답할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장#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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