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3개국 동시수업… ‘국경없는 강의’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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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베이징大-USC 참여
원격 화상강의 점차 확대 예정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큰 도움”

지난해 5월 말 대전 유성구 KAIST 교내 강의실에서 열린 국제 공동수업. 이날은 각국의 대학에서 흩어져 온라인으로 같은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를 위해 한자리에 모여 오프라인 강의를 받고 있다. KAIST 제공
지난해 5월 말 대전 유성구 KAIST 교내 강의실에서 열린 국제 공동수업. 이날은 각국의 대학에서 흩어져 온라인으로 같은 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를 위해 한자리에 모여 오프라인 강의를 받고 있다. KAIST 제공
지난해 봄 학기 한국의 KAIST, 중국의 베이징대, 미국의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등 3개 대학의 학생들은 각자의 대학 강의실에서 ‘산업공학특수논제’ 수업을 함께 들었다. 온라인 국제 공동수업의 길을 연 ‘아이포디아(iPodia)’에 참여한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들의 동서양과 국경을 넘나드는 수업 현장. KAIST는 해외 유학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이 같은 국제수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지구촌 3개 대학이 ‘한 교실’

3개 대학은 이 수업에서 마치 한 교실에 있는 것 같았다. KAIST는 제임스 모리슨, 베이징대는 왕양, 스티븐 루 교수가 수업을 이끌었다. 학생은 각 대학에서 18명씩 54명이 참여했다. 세 교수는 각자 의견을 말하고 부연 설명했으며 다른 학교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KAIST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에듀케이션 3.0’이 기존 강의실 수업에 온라인 수업을 접목해 학생의 개별 학습 능력을 강화시켰다면, 아이포디아는 그 범위를 글로벌 대학으로 확대한 것. 이른바 ‘국경 없는 강의실’. 참여 학생들은 사전에 녹화된 강의를 시청한 뒤 실시간 화상 연결된 수업시간에는 토론과 퀴즈 등의 수업을 했다. 파트너 학교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 팀별 프로젝트도 수행한다. 학기 말에는 오프라인에서 팀별 프로젝트 평가 모임을 가져 참여 대학 간의 교류를 심화한다. 실제로 KAIST 학생들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를 방문해 팀 프로젝트 및 문화교류 시간을 가졌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을 얻고 글로벌 문화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KAIST 관계자는 “아직은 참가자들의 언어(영어)에 대한 장벽, 빠르게 변하는 정보기술(IT)에 대한 적응력, 협력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 시차에 따른 화상강의 일정 조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하지만 유학을 가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해외 명문대학 석학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AIST는 올해 봄과 가을 학기에도 같은 과목의 국제 수업을 진행하고 파트너 대학의 상황을 보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 KAIST 글로벌 지식협력 선도

아이포디아가 내세운 비전은 ‘함께한다(togetherness)’는 것. 과학기술 발전으로 가속화된 세계화 시대,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발전 방향을 보여준다. 서던캘리포니아대 공과대에서 시작된 아이포디아는 비영리 국제 컨소시엄(iPodia Alliance)의 형태를 갖춰 세계적인 연구대학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앞서의 3개 대학을 포함해 국립대만대, 이스라엘 테크니온, 독일 RWTH 아헨대, 인도 공과대 등 9개의 대학이 현재 등록돼 있다. KAIST는 2012년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입했다. 참여 대학들은 온라인 협력을 통해 학습자 중심의 교수학습법과 교육과정 개발, 글로벌 e러닝 기반 구축 등 21세기 대학교육의 새로운 글로벌 협력 패러다임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조기순 KAIST 교수학습혁신팀장은 “우리가 국제적으로 추격자(fast-follower)에서 인류의 미래를 이끌 리더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민의식을 갖춘 고급 과학기술 인재의 양성이 필요하다”며 “온라인을 통한 국제수업이 이런 인재를 기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온라인 수업#베이징대#서던캘리포니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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