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공부 악몽에 시달리지만 행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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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넥스트 1기생 남세현-박세훈-정희수씨

경기 성남시 분당구 NHN 넥스트에서 만난 남세현, 정희수, 박세훈 씨(왼쪽부터)가 “올해에도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경기 성남시 분당구 NHN 넥스트에서 만난 남세현, 정희수, 박세훈 씨(왼쪽부터)가 “올해에도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기서는 소프트웨어(SW) 분야에 관한 한 무엇이든 배울 수 있어요.”

약 1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난해 3월 SW 전문교육기관 NHN 넥스트에 입학한 남세현(19) 박세훈(26) 정희수 씨(20·여)는 지난 1년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넥스트에서 만난 이들은 ‘고등학교-대학교-취업’으로 이어지는 평범한 길을 걷는 대신 진짜 실력을 키우기 위해 이곳을 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넥스트의 교육기간은 인턴 포함 2년 6개월이다. 남 씨는 어려서부터 게임 프로그래머를 꿈꿨다. 11세 때 독학으로 프로그램을 짤 정도로 재능도 있었다. 지난해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고려대 정보통신대에 입학했지만 이미 짜인 교육 과정대로 배우는 데 만족하지 못했다. 1학기를 마치자마자 휴학했다. 그는 “이곳에선 교육 과정이 없어도 내가 원하면 없는 강의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남 씨는 지난해 네이버가 주최한 SW 경진대회 ‘D2FEST’ 대학생 부문에 참가해 아이폰에서 여러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여 최고상을 받았다. 박 씨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프로그래밍에는 문외한이었다. 하지만 넥스트 입학 10개월 만에 동기들과 함께 에너지 절약을 돕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키트를 만들어 삼성전자 ‘투모로 솔루션’ 공모전에서 미래인재상 도전상을 받았다.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박 씨는 취직하길 바라는 부모님을 설득해 지난해 2월로 예정됐던 졸업을 미루고 넥스트에 입학했다.

박 씨는 “1년간 시험만 6번이었고 과제도 많아 일주일에 2, 3일은 학교에서 잠을 자야 했다”며 “입학 후 첫 달에는 매일 밤 프로그래밍을 하는 악몽에 시달렸지만 그 덕분에 상도 탔다”고 말했다.

세 사람 가운데 유일한 고졸인 정 씨도 지난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영화 ‘미션 임파서블 4’에 나온 ‘투시(透視) 장막’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구현해 퀄컴코리아상을 받았다. 넥스트를 졸업해도 학사 학위를 받을 수는 없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학 학위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배우고 있거든요. 오히려 대학 다니는 친구들이 제가 상을 탄 것을 보고 부러워해요.”

성남=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김규동 인턴기자 한양대 컴퓨터공학부 4학년
#NHN 넥스트#남세현#박세훈#정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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