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美 연기파 배우 호프먼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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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중독 추정… 47세로 생 마감

미국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먼이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향년 47세.

CNN 등 주요 외신은 발견 당시 호프먼이 팔에 주사기를 꽂고 있었으며 헤로인으로 보이는 물질이 담긴 비닐봉투가 옆에 놓여 있어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호프먼은 10대 시절부터 마약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6년 미국 방송사 CBS 프로그램 ‘60분’에 나와 “22세 이후로 약물과 술을 멀리했다”고 말했지만 지난해 헤로인 복용으로 재활치료를 받는 등 마약에 다시 손댄 것으로 밝혀졌다. 아파트 화장실에 쓰러진 그를 처음 발견한 친구이자 극작가인 데이비드 바 캐츠 씨는 “이번 장(章)은 끝났다는 걸 알았다”는 말로 안타까운 심경을 표현했다.

다부진 체격과 졸린 듯한 얼굴, 헝클어진 금발 머리의 호프먼은 할리우드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것으로 잘 알려졌다. 1967년 뉴욕 주 페어포트에서 태어났고 10대부터 연기에 관심을 보여 뉴욕대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1991년 TV 범죄물 ‘로 앤드 오더’로 데뷔한 이후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무대와 스크린에서 활약하면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주인공을 퇴학 위기로 모는 이기적인 급우 역을 맡은 ‘여인의 향기’(1992년)와 게이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부기 나이트’(1997년)를 비롯해 ‘위대한 레보스키’(1998년), ‘미션 임파서블 3’(2006년), ‘다우트’(2008년) 등 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영화 ‘헝거 게임’ 시리즈로 인기를 누렸다.

그는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3차례나 올랐으며 소설가 트루먼 커포티의 일생을 그린 2005년 영화 ‘커포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더타임스는 “호프먼은 커포티의 외모와 목소리를 놀랍도록 훌륭하게 본떴으며 커포티의 신경질적이고 복잡한 내면도 섬세하게 전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2012년에는 영화 ‘마스터’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2년 배우로서의 마지막 무대였던 브로드웨이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그는 주인공 윌리 로먼 역을 맡아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호프먼은 의상 디자이너인 미미 오도넬과의 사이에 세 명의 자녀를 두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필립 시모어 호프먼#사망#약물중독#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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