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광주은행 새 주인에 BS-JB금융 낙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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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부산은행의 모(母)회사인 BS금융지주가 경남은행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광주은행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는 JB금융지주(전북은행)가 결정됐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지난해 12월 31일 전체회의를 열고 두 회사를 우리금융지주 계열 지방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BS금융은 1조2000억 원을, JB금융은 5000억 원을 인수 희망가격으로 제시했다.

○ 최고가 입찰 등 원칙 관철

금융계에 따르면 경남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IBK기업은행과 경은사랑 컨소시엄(지역 상공인 연합)은 1조 원 안팎을, 광주은행 인수에 뛰어든 신한금융지주는 3000억 원을 각각 써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BS금융과 JB금융보다 적은 금액이다. 공자위 측은 “최고가 입찰 원칙을 근간으로 지역금융 활성화, 지역사회 기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며 “정무적 판단을 위해 정부 측 위원도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방은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끝으로 우리금융 8개 자회사의 매각 작업이 가닥을 잡았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에 따른 최고가 논란, 지방은행을 둘러싼 지역정서 및 정치권 논란 등의 진통이 있지만 당국은 처음 세운 매각의 원칙을 밀고 나가 민영화 1단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단계마다 법적 정치적 쟁점이 나오고 이해관계자들이 반발했지만 원칙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 “규모의 경제 실현 기대”

이번 지방은행 매각은 지역금융 활성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10개였던 지방은행은 외환위기로 위기를 맞았다. 경기 충청 충북 강원은행은 1998, 99년 퇴출됐고 경남 광주은행은 2000년에 공적자금을 받아 정부(예금보험공사) 소유인 우리금융 계열로 편입됐다. 이번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퇴출과 합병을 거듭했던 지방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몸집 불리기에 성공하는 셈이다. BS금융의 경우 경남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총자산 86조 원에 점포 434개를 갖춰 외국계인 씨티은행(총자산 73조 원·점포 196개),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63조 원·346개)보다 덩치가 커진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은행 산업은 전산망 구축, 신상품 개발 등에 투자가 많이 필요해 일정 규모의 덩치가 필요하다”며 “기존 지방은행의 강점이었던 지역 밀착형 영업에 ‘규모의 경제’ 강점이 더해지면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지역 반발로 후폭풍 예상

부산과 경남, 전북과 광주는 서로간의 영업구역이 달라 점포 구조조정의 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방은행의 지역 환원을 요구하는 이들의 반발이 최대 난제다. 금융당국이 지역경제의 중심인 지방은행을 가격으로만 평가해 매각한 것은 지역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논리다.

당장 경남도는 이번 결정에 반발해 3조 원 규모의 도금고 해지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경남은행 노조는 지역민 예금 해지, 총파업 결의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환원이 불발되면 2월 국회에서 추진할 조세특례제한법 통과에 반대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이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방은행 분리 매각으로 6500억 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치적 논리를 내세워 당국을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우선협상대상자들이 약속한 대로 지역금융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지를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경남은행#광주은행#BS금융지주#전북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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