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세계는 어디로]日, 헌법개정땐 대격변… 발길 무거운 오바마, 4월 亞순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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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3대 관전 포인트

《 내년 일본의 우경화가 ‘평화 헌법’ 개정으로까지 치닫게 되면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 등 동북아시아에 격랑이 예상된다. 한국 일본과의 동맹 관계를 축으로 한 미국의 아시아 정책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2014년 국제 현안의 주요 관전 포인트를 정리한다. 》

① 美-中 경제 가까이… 안보 거리두기 계속될 듯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외교정책의 중심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전환했지만 올 10월 아시아 순방을 연방정부 폐쇄 파장을 수습하느라 취소해 ‘아시아 중시 정책이 공허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으로 더욱 복잡하게 얽혀가는 동아시아 이해관계에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내년 4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아시아 정책의 분명한 밑그림을 그려낼지 관심사다.

주요 2개국(G2) 지위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는 갈등 요소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그럴수록 더욱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오바마 행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외교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과 주변국 간 영토분쟁에는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는 강화해 나가는 양면전략이 불가피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2년째를 맞는 중국은 안으로는 분출하는 사회적 욕구를 다독여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국제무대에서는 발언권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새 정부의 외교정책인 ‘신형대국관계’에 기반을 두고 미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 애쓸 것으로 보인다. 또 2020년 중산층이 두꺼운 샤오캉(小康)사회 건설 등을 위해 강대국과의 충돌을 억제할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에서 보듯 주권 등 핵심 이익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적어도 아시아 지역에서는 절대적 힘의 우위를 과시하면서 지역의 맹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예측하지 못한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② 日, 전쟁가능국가 가속… 中, 군비경쟁 맞불

‘전쟁 가능한 국가’로 치닫는 일본은 중국, 한국을 긴장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내년엔 동아시아 군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12월 들어선 아베 정권은 중국과 북한 위협을 빌미로 안전보장을 강화했다. 올해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최상위 국가지침인 국가안전보장전략(NSS), 10개년 방위계획인 신(新)방위대강을 확정했고 이를 직접 실행하고 총괄하는 조직인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도 신설했다. 워밍업을 끝낸 일본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우경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향점은 전쟁이 가능한 소위 ‘보통국가’다. 이를 위해 아베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 허용, 헌법 개정 등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국민적 반발이 아베 정권의 우경화 질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이 2013, 2014년 2년 연속 방위비를 늘려 중국도 군사력 확대로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최근 20여 년간 매년 10% 이상 군사비를 늘려 왔다. 지난해 국방비는 1060억 달러(약 112조 원)로 미국 6820억 달러에 이어 2위다. 이웃 국가인 일본(466억 달러·6위)의 2배가 넘는다.
③ 1차 세계대전 100년… 유럽-阿 ‘선거의 해’

내년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발발 100주년이 되는 해로 유럽 각국에서는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5월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28개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열린다. 각국에서 반(反)유럽연합, 반유로화, 이민 반대의 기치를 내건 극우주의 정당이 대거 약진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9월 18일로 예정된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도 유럽의 주요 이슈다. 2014년은 스코틀랜드의 독립항쟁을 그린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실제 주인공인 윌리엄 월리스의 죽음에 자극을 받아 영국을 상대로 벌인 배넉번 전투(1314년) 700주년이 되는 해로 1년 내내 분리독립 캠페인이 벌어질 예정이다.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총선과 대선이 예정돼 있다. ‘아랍의 봄’과 ‘무르시 축출’을 겪으면서 연이어 유혈사태를 빚었던 이집트 정국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판가름 난다. 또 남아공의 총선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사후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제이컵 주마 대통령의 리더십이 건재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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