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상화, ‘88년 황금세대’의 히든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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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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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상화. 스포츠동아DB
롯데 이상화. 스포츠동아DB
1차지명 받고도 팔꿈치 수술 탓에 좌절
11월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두각
절친 손아섭 도움 속에 내년 5선발 도전

한국프로야구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세대’는 묵직한 비중을 지닌다. SK 김광현, KIA 양현종, 두산 이용찬 임태훈, 롯데 손아섭 등이 1988년생 동기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프로 입단 당시인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들 이상으로 주목받은 선수가 더 있다. 롯데 우완투수 이상화(25)다.

롯데는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경남고를 청룡기 우승으로 이끈 원투펀치 이상화와 이재곤을 나란히 1차지명으로 뽑았다. 2010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내야수 김민성이 2차 2순위, 현재 롯데의 간판타자인 손아섭이 2차 4순위였다. 그런데 정작 프로에선 손아섭, 김민성이 스타 반열에 올라선 데 비해 이상화와 이재곤을 비롯해 2차 1순위로 지명 받은 우완투수 이웅한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이상화의 도약이 늦어진 이유는 2009년 5월 팔꿈치 인대 파열 후 수술과 재활기간이 길었던 탓이다. 공익근무와 더불어 재활에 전념했지만 벽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에서야 프로 데뷔 첫 승과 첫 선발승을 거뒀지만, 아직 1군에 뿌리를 박았다곤 볼 수 없다.

이상화는 “이제 뭐라도 해야 될 나이다. 욕심이 난다. 새롭게 도전하겠다”고 2014시즌 포부를 밝혔다. 이미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민태 투수코치의 조련에 따라 팔 스윙을 크게 하는 투구폼 교정에 주력했는데, 직구 스피드가 올라갔다. 포크볼의 구위도 날카로워졌다. 동기 이재곤과 더불어 내년 롯데의 5선발 후보로 떠올랐다.

이상화는 “수술을 받은 뒤 또 아플까봐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던 것 같다. 마음 속 두려움을 떨치고 필사적으로 해보니 처음엔 팔이 안 올라가다가도 나중엔 따라오더라”고 말했다. 투구폼을 따라하려고 남몰래 선배 송승준(33)의 투구 비디오도 찾아보고 노력했는데, 이제 되니까 자신감이 붙었다.

이상화는 원래 단짝 손아섭과 합동훈련을 했는데 올 겨울에는 홀로 하고 있다. 우정이 틀어져서가 아니라 손아섭이 헬스클럽을 따로 알아봐준 덕분이다.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훈련하는 손아섭이 재활을 병행해야 하는 친구를 위해 소개해준 곳이다. 이상화는 “아섭이가 부럽기도 하고, 본받고도 싶다. 될 듯 될 듯 안 됐는데, 내년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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