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1379억…추신수, 왜 양키스가 아닌 텍사스를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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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7시 00분


올 겨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추추트레인’ 추신수의 행선지는 텍사스 레인저스였다. 추신수는 22일(한국시간) 텍사스와 7년간 총액 1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스포츠동아DB
올 겨울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추추트레인’ 추신수의 행선지는 텍사스 레인저스였다. 추신수는 22일(한국시간) 텍사스와 7년간 총액 1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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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리…주세 없어 양키스 엘스베리와 동급
2. 미래…외야 리더 역할·타자 친화적 홈구장
3. 가족…가족 불편 고려 대도시보다 텍사스

2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의 대문은 추신수(31)의 차지였다. 홈페이지는 ‘프리에이전트(FA) 추신수가 텍사스에 상륙한다’고 헤드라인을 달았다. 추신수의 메디컬 테스트를 남겨둔 상황이라 텍사스 구단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어 세부 계약조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CBS스포츠 등 미국의 복수 언론은 ‘7년 총액 1억3000만달러(약 1379억원)’라는 계약 총액을 기정사실처럼 보도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동양인이 연봉 총액 1억달러를 돌파하는 사례가 된다.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가 시애틀 시절인 2007년 7월 5년 총액 9000만달러에 계약한 것이 종전 기록이었다. 한국인 중에선 박찬호가 2001년 12월 텍사스와 5년간 보장액 65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었다. 추신수는 이 기록을 총액 기준으로 단숨에 2배 뛰어넘었다.

사실 추신수의 총연봉 1억달러 돌파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올 겨울 FA 시장에서 경쟁했던 제이코비 엘스베리가 뉴욕 양키스와 7년 총액 1억5300만달러에 계약했다. 추신수는 돈이 보장된 상태에서 성적과 가족을 염두에 두고 텍사스 행을 선택한 것이다.

● 실리 챙긴 텍사스 행

미국 언론은 텍사스 입단 보도에 앞서 ‘추신수가 양키스의 7년 총액 1억4000만달러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추신수가 총액에서 1000만달러 적은 텍사스를 선택한 것은 얼핏 비합리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세금 문제를 고려하면 텍사스 행으로 실속을 챙길 수 있다. 왜냐하면 양키스가 속한 뉴욕주는 연방세(연소득 42만5000달러 이상 시 39.6%)에다 지방세에 해당하는 주세(8.82%)까지 붙는 데 비해 텍사스는 주세가 면제된다. 즉, 추신수가 텍사스에서 받을 1억3000만달러는 엘스베리가 양키스에서 받을 7년 1억5300만달러와 맞먹는다고 할 수 있다.

● 미래 성적과 가족을 위해!

추신수의 가세로 텍사스는 넬손 크루스의 공백을 메우게 됐다. 레오니스 마틴(중견수)∼알렉스 리오스(우익수)와 함께 추신수는 좌익수를 맡을 전망이다. 추신수 영입에 앞서 텍사스는 1루수 프린스 필더를 트레이드로 데려와 공격력을 강화했다. 무한경쟁이 불가피한 양키스와 달리 텍사스에선 외야진의 리더 역할을 맡을 수 있어 심리적 안정을 꾀할 수 있다. 텍사스의 홈구장인 알링턴의 레인저스볼파크가 타자친화적인 점도 유리한 요소다.

또 하나 추신수는 예전부터 주위에 “대도시 팀에선 뛰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이나 LA에서 뛰면 과도한 관심이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부인과 세 아이들이 불편할까봐 걱정한 것이다. 텍사스 존 대니얼스 단장은 입단협상 도중에 추신수의 세 아이를 위해 유니폼까지 선물했다. 가족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추신수의 정서를 이해했고, 텍사스가 추신수를 그만큼 원한다는 성의를 보여주면서 끝내 마음을 움직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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