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환·이차만 컴백…노익장 과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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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7시 00분


박종환 감독이 성남시민축구단 초대사령탑으로 확정됐다. 경험이 풍부한 노장 지도자의 현장 복귀는 반가운 일이지만 한국축구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2월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전현직 대표팀 감독 오찬에 참석한 박종환 감독의 모습. 스포츠동아DB
박종환 감독이 성남시민축구단 초대사령탑으로 확정됐다. 경험이 풍부한 노장 지도자의 현장 복귀는 반가운 일이지만 한국축구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2월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전현직 대표팀 감독 오찬에 참석한 박종환 감독의 모습. 스포츠동아DB
■ 노장 지도자들의 복귀…득과 실은?

성남시민축구단 초대 사령탑에 박종환
이차만 감독도 15년 만에 프로 지휘봉

40대 감독 전성시대에 연륜·경험 승부
현대축구 흐름 얼마나 따라갈지 우려도

내년 시즌 K리그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노장 지도자들의 현장 복귀다.

경남FC가 이차만(63) 감독을 선임했고 성남시민축구단도 박종환(75)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확정했다. K리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신태용(44) 전 성남일화, 최용수(42) FC서울, 황선홍(45) 포항 스틸러스 등 40대 초중반 감독들의 전성시대였다.

대표팀에서도 홍명보(44) 감독이 뛰어난 지도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감독과 선수를 상하가 아닌 동등한 관계로 재편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고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냈다.

분명한 성과도 냈다. 신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A컵 우승을 차지했고 최 감독은 정식감독 부임 첫 해 리그 우승에 이어 2년 차에 아시아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황 감독은 사상 첫 더블(정규리그, FA컵 2관왕)을 이뤄냈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에 이어 지금은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FC 이차만 신임 감독. 사진제공|경남FC
경남FC 이차만 신임 감독. 사진제공|경남FC

이런 흐름이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분명 있었다. 장강의 앞물결이 뒷물결에 밀려나는 게 세상이치라지만 구단들이 너도나도 ‘젊은 지도자’만 선호해 충분한 능력을 갖춘 노장 감독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베테랑 지도자의 복귀를 바랐던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지점에서 박종환, 이차만 감독 선임에 대해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현장에서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 박 감독은 2006년 대구 감독 이후 8년 만의 복귀고 이 감독은 1999년 부산 감독 이후 15년 만에 프로에 돌아왔다. 현대축구 흐름에 얼마나 발맞출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모 축구인은 “젊은 감독들이 풍부한 연륜, 경험을 갖춘 선배 지도자를 이기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더 발전한다. 이렇게 될 때 한국축구가 질적으로 한 단계 올라선다. 그런데 과연 이런 질적인 향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고 했다.

선수 인격을 무시하는 강압적인 태도나 특정 심판에게 줄을 대는 등 구태의연했던 과거 행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두 감독의 선임에 정치적 배경이 존재한다는 논란도 있다. 성남시민축구단 소식에 밝은 관계자는 “구단주 이재명 성남시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공천에 큰 힘을 발휘하는 정치인이 박종환 감독과 매우 가까워 적극 밀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박종환, 이차만의 어깨가 무겁다. 자신들이 후배 지도자와 경쟁을 통해 축구의 질적 향상을 이뤄내고 K리그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능력을 갖췄음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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