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25주년 맞은 갤러리 학고재… 中상하이 예술특구에 제2의 둥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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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찬규 대표 “亞작가 중심 입지 구축”

20일 중국 상하이 모간산루 예술지구에 문을 연 ‘학고재 상하이’의 개관전에 참여한 이세현 김기라 홍경택 작가와 우찬규 학고재 대표(왼쪽부터). 상하이=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20일 중국 상하이 모간산루 예술지구에 문을 연 ‘학고재 상하이’의 개관전에 참여한 이세현 김기라 홍경택 작가와 우찬규 학고재 대표(왼쪽부터). 상하이=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미술시장은 경제의 중심을 따라가는 속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시아시대라 하지 않던가요. 아시아에서 상하이가 홍콩을 앞설 중심도시로 뜨는 만큼 당연히 미술시장도 옮겨올 겁니다. 남보다 먼저 터를 잡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했는데 학고재 개관 25주년을 맞은 올해가 그 시점이라 보고 학고재 상하이를 열었습니다.”

20일 중국 상하이의 모간산루(莫干山路) 예술지구에 새 둥지를 튼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0년대 중후반 아라리오 아트사이드 등 여러 화랑이 베이징에 문을 열었으나 대부분 철수한 상황에서 학고재의 중국 재진입은 이례적 행보다. 그는 “상하이 컬렉터들은 동·서양인이 반반이지만 신생 중국인 컬렉터층이 부상하고 있다. 우리는 철저히 아시아 작가 중심 갤러리로 입지를 굳혀 중국 전역에 생겨나는 미술관들을 채우고 싶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저녁까지 이어진 개관식은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의 윤길남 인문대학원장과 조오길 교수, 화가 진양핑, 조각가 정현,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구상찬 주상하이 총영사, 김진곤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장 등 양국 관객으로 북적였다. 조선족 미술평론가인 윤 원장은 “학고재의 진출이 미술 분야에 있어 ‘동아시아’란 개념을 구축하고, 상업성에 치우친 중국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하이 미술시장 보고에 따르면 상하이엔 488개 갤러리와 관련 회사가 있고 시장 규모도 약 8990억 원에 이른다. 베이징의 ‘798’특구와 비슷한 모간산루50호(M50)는 그중에서도 가장 주축이 되는 곳. 1988년 제분공장과 방직공장이 있던 터에 작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해 작업실 60여 곳, 갤러리 50여 개가 모인 자생적 예술공간으로 성장했다.

스위스 화랑주가 경영하는 샹아트 근처에 자리 잡은 ‘학고재 상하이’는 2층 건물을 임대해 1층 231m²(약 70평)를 전시장으로 꾸몄다. 우 대표는 “상하이는 전통의 뿌리에서 현대가 꽃피는 도시란 점에서 ‘온고지신’을 중시하는 학고재 성격과 잘 맞는다”며 “작은 공간이지만 한국 미술을 소개하면서 세계 미술의 상하이 시대를 여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개관전으로는 ‘시각과 맥박’이란 주제 아래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김기라 이세현 홍경택 씨의 3인전을 마련했다. 대만 출신 사업가 천즈선 씨는 “중국과 완전히 다른 작품들이라 신선하다”며 “이세현 산수는 한국 역사의 기억과 시대상을 볼 수 있어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상하이=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미술시장#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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