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은 차가웠다. 아직은 곳곳에 콘크리트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광주를 찾은 17일은 하늘마저 회색이었다.
그러나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 5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세상이 변했다. 직접 잔디 씨를 뿌린 외야는 초겨울인데도 푸른빛이 퍼졌고, 이전 구장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관중석(2만2244석)은 홍조 띤 얼굴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KIA 관계자는 “첫째도 관중, 둘째도 관중 중심으로 지은 야구장”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 야구장은 장애인도 아무 걸림돌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BF) 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국내 야구장은 대부분 남쪽을 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낮 경기 때 관중들은 뜨거운 햇빛에 눈을 찡그려야만 한다. 그러나 광주 신축 구장은 동북쪽을 바라보게 설계됐다. 관중들의 관람 불편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KIA는 내년부터 3루 더그아웃을 쓴다. 당연히 KIA 응원석도 3루 쪽으로 바뀐다.
‘다이내믹 관람 환경’을 목표로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좌석 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중앙 지정석 맨 앞자리는 홈플레이트와의 거리가 18.5m밖에 안 된다. 문학구장(21.7m)과 비교해도 3m 이상 가깝다. 양쪽 더그아웃 끝에는 그라운드와 거의 같은 높이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브랜드존이 있다.
내야 관중석에서 ‘메인 콩코스’를 따라 걸으면 다양한 이벤트석을 지나 구장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콩코스는 구장 내 편의시설을 이용하면서도 경기를 계속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내부 공간이다. 내야 관중석에서 콩코스를 향해 뻗은 계단 역시 완만한 각도로 설계해 관중 편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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