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强小기업]로봇 산업의 필수 부품… 이젠 국산 볼스크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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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전문성으로 무장, 미래의 히든챔피언 꿈꾸는 강소기업 15곳
㈜한산리니어시스템

《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세계시장 점유율 3위 이내 또는 소속 대륙 시장점유율 1위, 매출액 40억 달러 미만의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뜻하는 말이다. 독일의 경영학자 겸 컨설팅회사 대표인 헤르만 지몬이 주창한 이 개념은 최근 우리나라 산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방한했던 그의 말에 따르면 독일의 수출 70%는 이 기업들이 책임지고 있다. 또한 독일 경제는 이들의 저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탄탄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제법 굴러간다는 중소기업이라면 모두 ‘히든 챔피언’을 목표로 삼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할 정도의 ‘강소기업’이 되는 길은 상상 이상으로 멀고도 험난하다.

중소기업이 ‘거대한 공룡’ 대기업의 자본력과 맞서기 위해서는 여러 요인이 필요한데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전문성’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카드다.

여기에 경영진의 열정과 추진력, 연구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 임직원들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기업문화, 글로벌 감각의 DNA 등 여러 조건이 곁들여져야 비로소 ‘명품 중소기업’이 탄생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히든 챔피언 유망주’들이 쑥쑥 커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

㈜한산리니어시스템은 정밀 볼스크류를 만드는 기업이다.

볼스크류는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꿔 FA기기, 공작기계 등의 정밀 위치제어작업에 쓰이는 필수 요소다. 특히 로봇 산업에서 필수적인 부품으로 여겨지는데 ㈜한산리니어시스템이 국산화에 나서기 전에는 거의 전량 고비용의 수입 부품들에 의존해 왔다.

이 회사 이재홍 대표는 1995년부터 볼스크류 수입판매를 해오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 국산화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미크론 단위의 조립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정밀 볼스크류는 선진국과의 30년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따라잡은 제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전 직원이 단결해 수천 개의 샘플을 절단하고 밤낮으로 반복조립을 계속하는 과정은 고품질의 제품을 탄생시켰고 그동안 수입제품만을 고집하던 국내 업체들도 ㈜한산리니어시스템이 만든 제품에 눈을 돌렸다. 마침내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은 이 회사 제품이 상당부분 평정했고 일본의 볼스크류업체에까지 역수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 제품의 일본 내 판권을 놓고 일본 업체들끼리 경쟁을 벌일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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