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윤화]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기상정보 정확성 높일것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고윤화 기상청장
고윤화 기상청장
요즘 케이블에서 인기리에 방송되는 드라마가 있다. 삐삐를 쓰던 X세대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인데, 시청자들을 그 시절의 추억에 푹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이 드라마는 20년 전의 실제 신문 기사를 드라마에 인용하고 있는데, 그중 기상청장으로서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1994년 7월 25일 동아일보의 ‘찜통 서울, 38.4도, 관측 史上 최고 폭염, 기상관측소 설립된 1907년 이후 87년 만의 최고 기록’이라는 기사다.

얼마 전 기상청은 올 겨울철 전망을 발표했다. 기온의 변동 폭이 크며, 지역에 따라 많은 눈이 올 때가 있고, 특히 12월 중하순은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27일에는 대설주의보 기준의 2배를 넘어서는 천안 12cm, 광주 11cm 등의 적설이 기록되어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렸다.

기상청은 누적된 과거의 관측자료와 수치모델자료 등을 바탕으로 예보를 한다. 지난해 겨울을 보면 올겨울에 대한 예상도 해볼 수 있다.

올 2월 기상청이 기상담당기자, 기상캐스터, 기상리포터 등 전국 128명의 언론인을 대상으로 ‘2012년 기상 TOP 5’를 조사해 보니, ‘연이은 태풍’, ‘폭염·열대야’에 이어 ‘12월의 잦은 눈과 한파’가 가장 중요했던 기상현상으로 꼽혔다. 그럴 만도 했다. 작년 12월 6일에는 중부지방에 약 10cm의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면서 교통 및 물류가 마비되어 지역 제조업체의 납품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잦은 눈과 한파로 강수일수는 1973년 이후 최다인 11.2일, 전국 평균기온은 최저 2위인 ―1.7도를 기록한 12월이었다. 지역별로는 봉화 지역이 관측 이래 12월 기온으로는 최저를 나타냈고, 12월 28일에는 경주 16.5cm 등 경상남북도 지역에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이로 인하여 직장인들의 출퇴근길 불편은 물론이고 빙판길로 인한 김포 고가차도 25중 추돌사고 등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였고, 어민들은 한파에 의한 저수온, 결빙으로 양식 생물이 폐사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자연현상인 한파나 폭설 등의 위험 기상을 막을 순 없다. 그러나 정확한 분석으로 예측가능성을 높일 순 있다. 그런 점에서 기상청은 정부 3.0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래 100년 이상 축적된 방대한 기상기후자료의 활용 지원을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국지 규모의 돌발 기상현상 예측시스템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정확하고 가치 있는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충분한 선행시간을 두고 기상정보를 제공한다면 위험 기상으로 인한 재난과 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윤화 기상청장
#빅데이터#기상청#기상정보 정확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