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결승골’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합격점…‘변신 가능성’ 선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8일 1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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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린 기성용이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리며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출처=선더랜드 공식 트위터
첼시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린 기성용이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리며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출처=선더랜드 공식 트위터

‘기성용 결승골’

기성용(24·선더랜드)이 결승골을 터뜨린 첼시 전은 기성용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기성용의 소속팀 선더랜드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선더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캐피털원컵 8강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13분 터진 기성용의 역전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프리미어리그 꼴찌' 선더랜드는 리그 3위인 첼시를 꺾고 컵대회 4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 경기에 앞서 선더랜드의 구스 포옛 감독은 "기성용의 공격적인 측면을 좀더 활용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포옛 감독은 "기성용은 패스가 좋은 선수다. '보다 공격적인 기성용'은 우리에게 흥미로운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라고 말한 것.

포옛 감독의 말처럼 이날 기성용은 평소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기성용은 후반 18분 수비형 미드필더인 리 캐터몰이 아닌 크레이그 가드너와 교체돼 피치에 나섰다.

기성용은 첼시전에서 78분경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작으로 이날 4차레의 슈팅을 날렸다. 이는 이날 맹활약한 파비오 보리니와 더불어 팀내 최다이며, 기성용이 약 60분 가량을 뛰었음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수치다. 기성용이 평소와 달리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음을 반증한다. 이번 시즌 기성용의 경기당 평균 슈팅 수는 1.3개에 불과하다.

결국 기성용은 연장 후반 13분경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보리니의 패스를 받은 뒤 마이클 에시엔을 제치며 중앙 쪽을 돌파, 강력한 오른발 땅볼 슛으로 주제 무리뉴 감독의 심장을 꿰뚫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는 경기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결과 역전골이 나온 것 같다"라며 감격을 드러냈다.

선더랜드의 리그컵 4강은 지난 1999년 이후 14년만의 일이며, 역대 리그컵 최고 성적은 지난 1985년 준우승이다. 기성용의 결승골로 4강에 진출한 선더랜드는 팀 역대 두번째 리그컵 결승 진출을 노리게 됐다. 만일 리그컵 우승을 차지할 경우 팀 역사상 첫 '경사'가 된다.

경기 후 주요 축구 관련 외신들의 메인은 기성용으로 뒤덮였다. ESPN 사커넷은 "키가 준결승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라고 보도했고, 스카이스포츠도 "성공으로 가는 키"라며 기성용에게 찬사를 보냈다. BBC스포츠는 "주제 무리뉴 감독은 다음 경기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첼시는 90분간 압도적이었다. 기성용이 승부를 뒤집었다"라고 전했고, 골닷컴은 "기성용이 첼시를 무너뜨렸다", 아이리시 타임스는 "기성용이 선더랜드의 영웅이었다"라고 앞다투어 보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이 거함 첼시를 침몰시켰다. 앞으로 '리그 꼴찌' 선더랜드가 기성용의 지휘 하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기성용 결승골. 사진=선더랜드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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