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뿌리는 1905년 아니라 19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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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7시 00분


1910년 황성YMCA-한성학교의 경기장면으로, 현재까지 발굴된 가장 오래된 야구경기 사진이다. 대한야구협회(KBA)는 한국야구 도입 시기를 1905년에서 1904년으로 정정했다.
1910년 황성YMCA-한성학교의 경기장면으로, 현재까지 발굴된 가장 오래된 야구경기 사진이다. 대한야구협회(KBA)는 한국야구 도입 시기를 1905년에서 1904년으로 정정했다.
대한야구협회, 韓 야구도입 원년 정정
조선야구사·야구규칙집 1904년 명시
메이지 37년…해석 오류로 잘못 계산

“한국야구의 원년을 1904년으로 정정합니다!”

대한야구협회(KBA)가 한국야구 도입 원년을 1905년이 아니라 1904년으로 정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한국야구의 기원은 미국인 선교사 필립 질레트가 황성기독교청년회(YMCA) 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기 시작한 1905년이라는 게 통설이었지만, KBA는 ‘한국야구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1년여에 걸쳐 진행한 끝에 한국야구 도입 시기가 이보다 1년 앞선 1904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KBA는 10월 2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를 비롯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해당기관 및 유관기관이 관리·관장하고 있는 야구 관련 정보에 한국의 야구 도입 시기를 1905년에서 1904년으로 수정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협조공문을 보냈다. KBA 이병석 회장은 17일 서울 도화동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야구인의 밤’ 행사에서 ‘한국야구 도입 원년 정정 선포식’을 열고 한국야구 출발점을 수정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

여러 문헌과 사료에도 한국야구의 뿌리는 1904년으로 나와 있다. 한국 체육기자의 선구자 이길용은 1930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조선야구사’에서 ‘야구의 토산국(土産國)인 아메리카로부터 일본을 거쳐 조선에 처음으로 수입되기는 서력(西曆) 1904년 봄의 일이다’고 밝혀놓았다. 일본인 오시마 가쓰타로가 1932년 발간한 ‘조선야구사’에도 질레트가 한국에 야구를 보급한 시점을 ‘메이지(明治) 37년’으로 명기했다. 최상준은 1947년 한글로 만든 가장 오래된 야구규칙집인 ‘야구규칙’에 한국야구 도입 시기를 1904년으로 적시했다.

KBA는 그동안 한국야구 도입 원년에 있어서 오류가 발생한 데 대해 나현성이 ‘한국운동경기사’를 발간했던 1958년을 기점으로, 이후 나온 야구 관련 서적들이 모두 1905년으로 잘못 기술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메이지 37년은 서력으로 1904년이지만, 이를 잘못 계산해 적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KBA는 이에 따라 내년에 한국야구 110주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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