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선택은 ‘黃의 법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CEO추천위, 차기 회장에 황창규씨 내정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KT의 선택은 ‘미스터 반도체’ 황창규 전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60·사진)이었다.

KT CEO 추천위원회는 16일 4명의 후보를 상대로 최종 면접심사를 해 이 가운데 황 후보를 KT의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황 후보는 다음 달 중순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으면 KT 회장 3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새 회장 후보가 결정된 만큼 지난달 12일 이석채 회장의 사임 이후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KT는 조만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 후보는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업무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글로벌 신 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KT CEO 추천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KT 서초사옥에서 황 후보를 포함해 권오철 SK하이닉스 고문, 임주환 광운대 석좌교수, 김동수 법무법인 광장 고문 등 4명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했다.

오후 6시경 심사를 마친 CEO 추천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KT의 경영혁신에 필요한 비전과 추진력 그리고 글로벌 마인드 측면에서 황 후보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 후보는 일찌감치 CEO 추천위원회가 후보 조건으로 내건 △ICT 분야 전문성 △글로벌 경영능력 △대규모 조직관리 경험 △투철한 기업가정신 측면에서 가장 근접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학사와 석사,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UMASS)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전문경영인이자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1994년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을 개발해 삼성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었고 2002년에는 ‘반도체 집적도가 1년에 2배로 높아진다’는 ‘황의 법칙’을 발표해 유명해졌다. 2005년 외국인 최초로 IT 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전자산업협회(EIA) 기술혁신 리더상, 2006년에는 세계 반도체 분야 최고상인 앤디 그로브상을 받았다.

2009년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에서 물러난 황 후보는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2010년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총괄하는 지식경제부 전략기획단장에 선임돼 ICT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 성균관대 정보통신대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

황 후보는 국내 대표적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이지만 KT 회장 지원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만큼 KT가 방대하고 복잡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KT는 국내 재계 순위 11위(공기업 제외)로 자산규모 34조8000억 원에 계열사만 54개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은 23조 원, 계열사 임직원을 모두 합치면 6만여 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이다.

차기 회장 후보가 비교적 잡음 없이 신속하게 결정됨에 따라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KT 내부도 빠르게 정상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KT의 유선 통신사업 분야와 방만한 각종 사업을 정리하는 문제가 새 CEO의 첫 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 내부에서는 “새 회장이 분열된 조직을 추스르고 성장 동력을 가동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호재 demian@donga.com·임우선 기자
#KT#황창규#미스터 반도체#삼성정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