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우 獨임대, 복귀 편법? 안전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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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16일 07시 00분


류승우가 제주 입단을 확정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 레버쿠젠으로 전격 임대 이적한다.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이적 할 경우 5년간 국내무대에서 뛸 수 없다는 ‘5년 룰’을 교묘히 피했다는 지적과 함께 선수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였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류승우가 제주 입단을 확정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 레버쿠젠으로 전격 임대 이적한다.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이적 할 경우 5년간 국내무대에서 뛸 수 없다는 ‘5년 룰’을 교묘히 피했다는 지적과 함께 선수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였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제주 입단 사흘만에 레버쿠젠행…왜?

프로 입단후 이적…실패 땐 국내로 복귀
일부선 “5년룰 피하기 위한 꼼수” 지적
에이전시 “해외 도전 선수위한 최선책”
제주는 투자 차원 결정…완전이적 고려도


국내복귀를 위한 편법인가. 아니면 선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가.

류승우(20·제주)가 12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얼 레버쿠젠으로 1년 임대된다. 레버쿠젠은 손흥민(21)이 활약하고 있는 명문 클럽으로 축구팬들에게는 낯이 익다. 16일 출국해 현지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임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편법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류승우는 10일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 자유선발제도를 통해 제주 유나이티드 입단을 공식화한지 불과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해외 이적을 결정했다. 프로축구연맹 제14조 6항 2번째 조항에 따르면, ‘아마추어 선수가 신인선수 입단 희망서를 제출하지 않고 해외프로팀에 입단할 경우 5년간 K리그 등록을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프로연맹은 유망주들의 일본 J리그 등 무분별한 해외진출을 막기 위해 ‘5년 룰’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류승우가 시행 취지를 절묘하게 피해 꼼수를 부렸다는 시각이 나온다.

류승우는 7월 U-20 터키월드컵에서 2골을 넣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축구기술과 센스가 좋아 곧장 유수의 명문 클럽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7월 독일 도르트문트가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류승우는 당시 해외진출에 소극적이었다.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었다. 해외 무대에서 실패할 경우 선수는 5년간 선수 생명에 치명적인 시간을 보내야 한다. 모험을 감수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컸다.

류승우는 우선 드래프트에 참가해 프로 진출을 모색했다. 뜨거운 관심을 드러낸 제주가 최고의 선택지였다. 9월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던 레버쿠젠이 임대이적에 공식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제주라는 안전판을 만들어놓고 마음 편히 해외진출을 모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류승우의 에이전시 월스포츠 최월규 대표는 “승우에게 (임대 제의) 사실을 전하니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국내구단 입단 후 임대라면 갈 용의가 있었던 것이다”고 과정을 소개했다.

제주가 처음부터 쉽게 허락하진 않았다. 제주 박경훈 감독은 류승우를 즉시 전력감으로 생각하고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류승우 측은 ‘선수를 잃는 것이 아니라 좋은 투자’라고 설득했다. 제주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를 독일 무대로 보내면서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의 앞날을 틔워준 바 있다. 제주는 류승우의 1년 임대를 최종 결정했고, 공식 제안이 온다면 완전 이적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일부에선 편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승우 또래의 선수들이 해외 진출하는 건 쉽지 않고 성공 가능성도 낮다. 5년 내에 못 들어온다면 선수에게 너무 위험하다. 선수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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