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인터넷 통해 南안방에 실시간 노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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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택 숙청 이후]
조선중앙TV 사이트 접속 차단 안돼… 張체포 모습 등 선전물 여과없이 전달

북한의 조선중앙TV 화면이 실시간으로 서비스되는 웹
사이트에서 11일 오후 5시 정규방송 시간에 맞춰 북한
아나운서가 뉴스를 전달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TV 화면이 실시간으로 서비스되는 웹 사이트에서 11일 오후 5시 정규방송 시간에 맞춰 북한 아나운서가 뉴스를 전달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공식 대외홍보용 매체인 조선중앙TV가 인터넷에서 실시간 방송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끌려나가는 모습 등 정치선전용 북한 TV 내용이 여과 없이 서울의 안방까지 전해지고 있다.

11일 정통한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조선중앙TV(Korean Central Television)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는 북한 TV를 실시간(on air) 전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용 사이트다. ‘www.dprk.’로 시작되는 인터넷 주소를 갖고 있으며 우리민족끼리,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다른 선전용 사이트들도 링크돼 있다. 또 ‘video gallery’ 코너에는 ‘우리는 당신밖에 모른다’ 같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찬양 노래와 북한 군가 등이 담긴 동영상도 게재돼 있다.

주요 내용이 영어로 작성돼 외국인을 상대로 한 홍보 목적의 사이트일 가능성이 크다. 사이트는 개설 시점을 밝히지 않은 채 저작권자를 조선중앙TV로, 홈페이지 제작자는 ‘평양콤퓨터센터’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김일성(Kim Il Sung)’을 아무런 수식어 없이 지칭하는 점 등으로 미뤄 북한을 지지하는 외국인이 만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의 공식 매체는 김일성을 부를 때 ‘위대한 영도자(the Great Leader)’ 같은 수식어를 꼭 붙인다.

다른 북한의 선전 홈페이지와 달리 이 홈페이지는 아직 한국 정부에서 ‘유해 사이트’로 지정하지 않아 누구든지 접속이 가능하다. 개인이 북한 매체를 보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그 내용을 유포하면 국가보안법에 저촉될 수 있다.

12일 현재 이 사이트에 접속한 누리꾼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849명이며 중국 391명, 영국 266명, 일본 261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인은 257명으로 다섯 번째를 차지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조선중앙TV#장성택 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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