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함께 보실래요? 필립 할스만 사진전 Jumping with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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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9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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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전설적인 섹시 스타 마릴린 먼로(1926~1962) 사망 50주년에 맞춰 ‘마릴린 바이 매그넘(Marilyn By Magnum)’이라는 사진집이 출간됐다. 여기에는 1952년 26세의 마릴린 먼로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시폰 소재의 핑크색 홀터넥 원피스를 입고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며 찍은 사진도 포함돼 있다. 다른 컷은 먼로가 바닥에 앉아 천장 쪽을 응시한 청순한 모습이다. 이 사진은 사진작가 필립 할스만(1906~1979) 사후 그의 서랍에서 발견돼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할스만은 왜 이 사진을 죽을 때까지 공개하지 않았을까? 여배우의 자택에서 이처럼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할스만과 먼로는 어떤 관계였을까?
1 점핑위드러브展 공식포스터  2 카메라와 필립 할스만(1950)  3 살바도르 달리의 사진을 찍는 필립 할스만(1969)
1 점핑위드러브展 공식포스터 2 카메라와 필립 할스만(1950) 3 살바도르 달리의 사진을 찍는 필립 할스만(1969)



필립 할스만은 라트비아 태생의 미국 사진작가로 ‘라이프’ 잡지의 표지 사진을 1백1번이나 찍었고, 1944년 미국잡지사진가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1958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10인의 사진가로 선정된 인물. 그러나 한국에서 필립 할스만이라는 이름은 여전히 생소하다. 2013년 12월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세기의 인물과 날다-Jumping with Love’라는 제목의 필립 할스만 사진전이 열려 앞서 소개한 먼로의 미공개 사진을 포함해 2백여 점의 다양한 초상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구성에 따라 작품을 감상해보자. ( ) 안은 촬영 연도.


Section1 Jumping
팔을 뒤로 제치고 다리를 쫙 벌리며 뛰어오른 오드리 헵번(1955), 조심스럽게 치맛자락을 걷어 올리고 맨발로 제자리에서 뛰어오른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1955). 그레이스 켈리는 할스만에게 이 사진을 왕비가 되기 전에 찍은 것으로 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활짝 웃으며 다리를 깡총 들어 올린 마릴린 먼로의 옆모습(1959), 어색한 듯 수줍은 미소로 제자리에서 얌전히 뛰어오른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1959) 등을 볼 수 있다. 점핑 사진의 묘미는 점잔을 빼며 포장된 모습만 보여주려 하는 유명인들의 숨겨진 본성과 내면의 모습을 끄집어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점핑하는 순간 그들의 표정 변화를 놓쳐서는 안 된다.


Section2 Dreaming
카이저수염 양끝에 꽃을 꽂은 달리(1954), 큰 새가 덮칠 듯 다가오는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의 뒷모습(1962),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가장 좋아했다는 초상사진(1947), 고양이와 의자가 날아다니고, 물이 쏟아지는 초현실적인 분위기에서 뛰어오른 살바도르 달리(1948), 입을 꾹 다문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1951) 등 어디선가 본 듯한 초상사진이 바로 할스만의 작품이다.


Section3 Love

여기 3명의 여배우가 있다.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 마릴린 먼로. 스크린 속에서 그들의 사랑은 완벽했지만 현실에서의 사랑은 늘 고통을 안겨주었다. 할스만의 카메라 앞에 선 세 여배우의 옆모습과 뒷모습에서 씁쓸한 사랑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2014년 2월 23일까지 오전 11시~오후 8시 30분/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1층/성인(19~64세) 1만2천원, 청소년(13~18세) 1만원, 어린이(7~12세) 7천원/문의 02-532-4407


글·김현미 기자
사진제공·코바나 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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