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시간여행 중…백 투 더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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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6일 07시 00분


1994년 연세대 농구팀에서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이상민 삼성 썬더스 코치(왼쪽)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활약하며 ‘추억’ 열풍을 일으킨 민도희. 스포츠동아DB
1994년 연세대 농구팀에서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이상민 삼성 썬더스 코치(왼쪽)와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활약하며 ‘추억’ 열풍을 일으킨 민도희. 스포츠동아DB
■ ‘응답하라 1994’ 신드롬, 왜?

1. 추억이 있다!
30대 넘어선 세대들 좌충우돌 성장기 공감

2. 농구가 있다!
슬램덩크·연고전…명승부에 열광했지

3. 오빠부대가 있다!
이상민에 울고 서태지에 웃고…아, 그시절


대한민국이 ‘추억앓이’에 빠졌다.

정확히 말해 1994년으로 시간여행 중이다. 10대와 20대는 물론 30∼50대까지 남녀노소와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개체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다. ‘응사’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간 과거 속에서는 94학번 대학 새내기들의 좌충우돌 성장기가 이제 30대를 넘어선 당대 청춘의 추억을 자극한다.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우정의 이야기는 지금 청춘의 그것과도 별반 다르지 않아 공감대는 더욱 넓기만 하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는 1994년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소품도 나온다. 사진출처|tvN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는 1994년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소품도 나온다. 사진출처|tvN 방송화면 캡처

농구대잔치와 서태지와 아이들로도 상징되는 당대의 추억 속에서 ‘1994년’이 더욱 특별한 이들이 있다. 그해 연세대 4학년생으로, 웬만한 연예스타들도 울고 갈 정도의 인기를 자랑한 ‘최고의 농구스타’ 이상민(41) 서울 삼성 썬더스 코치와 ‘응사’로 스타덤에 오른 걸그룹 타이니지의 멤버이자 1994년생인 민도희가 주인공이다.

93∼94 농구대잔치 우승의 주역이었던 이상민 코치는 1994년을 “최고!”라는 한 단어로 정의했다. 긴 설명이 필요 없다는 얘기다.

“어떤 종목, 어느 누구(스타)와 비교도 안됐다. 돌이켜보면 운이 좋았던 것도 같다. 만화 ‘슬램덩크’, 드라마 ‘마지막 승부’ 등으로 관심이 이어지면서 더 인기를 끌었다. 당시엔 농구 경기 표를 구매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였다. 팬레터가 너무 많아 서울 서대문우체국 사서함 번호까지 따로 있을 정도였다. 하루 1000통 이상씩 쌀 포대가 넘칠 정도였다. 좁은 기숙사에서 편지를 보관하는 것도 일이었다. 팀 매니저까지 팬레터를 받았다.”

그런 농구에 대한 열기와 서태지와 아이들의 열풍 속에서 민도희는 태어났다. 시대적인 분위기는 전혀 알 수 없어도 “‘대단했다’며 전설(?)로만 내려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극중 민도희는 ‘서태지 빠순이’이기도 하다.

“당시 가요계의 중심에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있었다고 들었다.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의 인기를 모두 합친 정도라고 하더라. 당시 분위기를 알기 위해 서태지와 아이들의 ‘광팬’을 만나 조언을 듣고, 영상을 찾아보니 함성 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처럼 ‘응사’가 형성한 추억과 호기심 그리고 공감의 분위기는 1994년에도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2013년 12월, 동방신기와 엑소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의 서울 강남 사옥 앞에 모여든 ‘소녀들’은 20년 전 서울 신촌의 연세대 체육관 주변을 서성거렸다. 연세대 동문까지 이들은 긴 줄을 이뤘다. 북문에는 ‘서태지 빠순이’들로 넘쳐났다. 당시 서태지의 집은 북문에서 불과 10m 거리에 있었다.

이상민은 “생각해보니 당대 핫이슈가 한 공간에 공존했다”면서 “동문이든, 북문이든 한 번 뚫고 지나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생각해 보면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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