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2차 1번 지명 SK 이창욱, 6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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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2월 2일 07시 00분


이창욱. 사진제공|SK
이창욱. 사진제공|SK
부상-재활-입대 불운 털고 교육리그 MVP
마무리캠프 호출…입단 후 첫 1군 등판 기대

10구단 시대가 열리면서 한 해 약 100여명의 선수들이 프로에 발을 내디딘다. 이 중 6년의 시간이 흐른 뒤, 청운의 꿈을 실현한 선수는 과연 몇이나 될까. 화려한 스타들이 탄생하는 동안, 많은 선수들이 열매도 맺지 못한 채 사라져간다. 그러나 인고의 세월이 흐른 뒤 꽃망울을 틔우는 선수도 더러 있다. SK는 10월 27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시작된 36일간의 마무리캠프를 마치고 1일 귀국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선 6년 묵은 샛별이 빛났다.

고려대를 졸업한 이창욱(29·사진)은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번(계약금 1억3000만원)으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입단 결정 직후 모교인 군산상고에서 훈련하다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이후 불운이 이어졌다. 어깨 수술과 재활, 입대 등으로 약 6년간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그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다행히 지난해 가을부터 어깨 통증이 사라지면서 재기의 실마리가 잡혔다. SK는 올 9월 17일부터 10월 20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교육리그를 진행했다. 마이너리그, 멕시코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감각을 익히고, 선진야구기술을 습득하는 일정이었다. 이창욱은 교육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SK 구단 관계자는 “교육리그 중 다수의 투수들이 6점대 이상의 방어율을 기록했지만, 이창욱은 유일하게 2점대 방어율이었다”고 설명했다.

보고를 받은 이만수 SK 감독은 전격적으로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에 이창욱을 호출했다. 이창욱은 시속 140km대 초반의 직구, 예리한 포크볼, 낮게 깔리는 제구력, 성실한 훈련태도 등으로 이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 감독은 “좋은 제구력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포크볼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모든 공이 타자의 무릎 근처에서 구사돼 공략이 쉽지 않을 것 같다. 6년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잘 버텨줬다. 내년 시즌 투수진의 한축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창욱은 “사실 오랫동안 재활에 매달려서 지치기도 했지만, 몸 관리를 잘 해서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이창욱은 2014시즌, 입단 이후 7년 만에 1군 등판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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