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SK’ STX에너지 인수 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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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형제 경영공백… 입찰참여 부담”
인수의향서 제출 않기로 최종 결정

총수 형제의 동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SK그룹이 1조 원 규모의 STX에너지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에너지·발전회사인 SK E&S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 27일 STX에너지에 대한 인수의향서 제출을 포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SK그룹 관계자는 “STX 에너지 인수는 1조 원 규모의 대형 투자라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다”며 “더욱이 SK E&S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 부회장까지 구속돼 인수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TX에너지 본입찰에는 LG상사-GS에너지 컨소시엄, 포스코에너지, 삼탄 등 3곳만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측은 경영 공백이 장기화됨에 따라 STX에너지 인수 등 신사업뿐만 아니라 그동안 성장세를 이어온 기존 사업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 회장과 최 부회장이 그룹의 글로벌 사업과 신수종 사업을 총괄 지휘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그룹 전체의 성장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K그룹은 최 회장이 구속된 이후 지난 8개월간 해외 사업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주요 사업이 최 회장의 개인 인맥을 바탕으로 추진돼 왔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직접 나서 태국의 잉락 친나왓 총리에게 제안했던 정보기술(IT)을 이용한 홍수 및 재해 조기경보·대응시스템 구축 사업도 최 회장 구속 이후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SK그룹#STX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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