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학교를 찾아서]<중>일산 킨텍스 행복학교 박람회 스케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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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발자전거 줄넘기… 네일 아트… 모형비행기 제작…
재능-끼 활짝 핀 호기심 천국

경기 안산시 신길중학교 ‘요리(보고) 조리(하는) 반’ 참여 학생들이 부스에서 과자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신길중은 진로 탐색을 위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경기 안산시 신길중학교 ‘요리(보고) 조리(하는) 반’ 참여 학생들이 부스에서 과자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신길중은 진로 탐색을 위한 자유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렇게 다양한 학교들이 있는 줄 몰랐는데 진짜 신기해요!”

전국 각지 학생들의 방언이 쏟아지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까르르 웃으며 삼삼오오 무리지어 뛰어다녔다. 전국 201개 학교의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특기를 뽐내고 공유하기 위해 ‘2013 행복학교 박람회’에 모였다. 26일부터 3일간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 개최한다. 박람회에는 유치원, 초중고교, 특수·각종학교 등 총 201개교가 부스를 차리고 학부모, 학생들을 맞고 있다. 꿈을 키우는 학교, 끼를 살리는 학교, 모두가 행복한 학교 등 3개의 테마로 준비됐다. 학부모, 학생들은 마음에 드는 부스를 찾아가 학교와 프로그램에 대해 물어보고 체험할 수도 있다.

전교생이 34명인 전남 순천 월등초등학교 부스에서는 외발자전거 줄넘기 공연이 한창이었다. 공연의 주인공은 전교생 모두가 활동하는 동아리 ‘외바퀴 세상’ 대표인 5학년 남순우 군(11)과 이현찬 군(11). 파란색 흰색으로 알록달록한 공연복 차림에 외발자전거를 타며 폴짝폴짝 줄을 넘자 구경하던 학생들이 탄성을 질렀다.

이 군은 “우리 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인라인스케이트로 기초 체력을 다지고 3학년부터는 외발자전거를 배우며 길거리 공연도 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오화선 월등초 교사는 “시골의 조그만 학교지만 아이들의 재능을 키우기 위해 도시 학교 못지않은 문화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월등초 부스가 끼를 뽐내는 자리라면 서울 강남구 수서중 부스는 학교의 특장점을 소개하는 곳이다. 수서중은 중1 때 한 학기 동안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을 보장해 수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자율학기제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부스 운영을 돕고 있는 학부모 윤순미 씨는 “학생들이 만든 뮤지컬 대본, 나의 미래 경험록 등 수서중만의 활동을 담은 자료들을 전시했다. 자율학기제가 어떤 것인지 궁금한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여학생들에게는 미용 관련 특성화고 부스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제주 제주시 한국뷰티고등학교, 전남 나주시 전남미용고 부스 앞에는 머리핀 만들기, 네일 아트, 타투 등 체험활동을 하러온 여자 중고교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파란색으로 반짝이는 타투를 손목에 새긴 태안여중 1학년 김하늘 양(13)은 “평소 미용 관련 직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직접 미용고 선생님과 언니들을 만나보니 진로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경남 사천시 삼천포공업고와 대전 동구 동아마이스터고 부스는 유독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삼천포공업고는 항공기 본체 특수가공기술과 고급선박을 만드는 특수용접기술 작품을 선보였다. 모형 비행기를 만들어보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경기 화성시 우정초 3학년 안지호 군(9)은 “비행기를 좋아하는데 모형비행기를 만들어보고 신기한 기계도 만져보니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동아마이스터고 부스는 3학년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슬롯머신, 센서를 이용한 두더지잡기 게임, 태양열을 이용한 학교 조명시스템 등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위성욱 교장은 “1, 2학년 때 배운 기술을 3학년 때 종합해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인천 부광고 1학년 양진웅 군(16)은 “우리 학교와 다른 걸 배우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저런 걸 해보고 싶다”며 부러워했다.

만화와 웹툰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대형 TV 앞에 모였다. 울산의 울산애니원고 부스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울산에서 태어난 박상진 의사 일대기’를 상영했다. 전시작품들을 유심히 살펴보던 대전 외삼중 1학년 김희주 양(13)은 “이곳에 오니 꿈인 웹툰 작가가 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뮤지컬 배우 박해미의 토크콘서트도 열렸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쉽게 가르칠 수 있나요?” “뮤지컬에서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은 뭔가요?” 각 학교에서 학생 뮤지컬을 가르치는 교사와 뮤지컬을 꿈꾸는 학생들의 열띤 질문이 이어졌다. 박람회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개그맨 이윤석, 방송인 손미나의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일산 킨텍스#행복학교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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