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 Schmidt]눈부시지만 치명적인… 칼의 매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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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주방기구회사 칼 슈미트의 칼들

던컨 로버트슨 셰프.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던컨 로버트슨 셰프.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칼을 유심히 지켜본다.

그놈, 매끈하니 잘생겼다.

검푸른 바다를 유려하게 헤치는 은빛 물고기 같다.

좋은 칼은 보기에도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오래 잡고 있어도 편안하다.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칼의 매력, 그것은 삶을 허투루 살지 않겠다는 아찔한 긴장감.

요리하는 당신이 좋은 칼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로 충분하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용도에 맞는 정확한 칼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독일 주방기구 전문회사 ‘칼 슈미트 손(Carl Schmidt Sohn·이하 칼 슈미트)’의 칼을 소개한다. 1829년 무기회사로 시작한 이 회사가 지금의 주방기구 회사로 변모해 성장한 계기는 주방용 칼의 전문화였다. 서울 용산구 남산N그릴의 요리사인 던컨 로버트슨 씨는 칼 슈미트 브랜드 칼의 첫인상을 이렇게 회고한다.

“칼 슈미트 칼은 다른 칼들을 압도하는 군계일학의 모습이었어요. 디자인만 예쁜 게 아니라 인체공학적 측면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었죠. 특히 손잡이와 칼날 부분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한 곡선 형태는 칼을 움켜쥘 때 만족을 극대화했습니다.”

이제 요리는 주요한 사회활동이자 당신의 스타일을 이루는 핵심 요소가 됐다. 그렇다면 주방에 어떤 칼을 갖추어야 하나. 당신에게 필요한 칼을 추려 보았다. (참고 문헌: 마리안 럼브, ‘주방 칼 다루기’)

[1] 셰프 나이프: 만능 필수 아이템. 야채를 잘게 썰거나 고기를 자르는 등 대부분의 요리와 다양한 커팅에 사용할 수 있다.

[2] 카빙 나이프: 칼날이 직선, 물결, 톱니 모양으로 나뉜다. 후진했다가 앞으로 톱질하는 형태로 자르기 때문에 몸체가 길다. 고기를 베는 용도로 쓰인다.

[3] 빵 칼: 거친 톱니날이 딱딱한 빵의 껍질을 가르고 부드러운 내부를 상하지 않게 자른다.

[4] 산토쿠 칼: 동양 식도 또는 일본 식도라고도 한다. 산토쿠(三德)는 일본어로 지·용·인(智·勇·仁)의 세 가지 미덕을 뜻한다. 대부분의 식도보다 몸체는 조금 짧지만 넓다. 아주 얇게 저미기, 내려썰기, 섬세한 다지기 등에 적합하다.

[5] 연어 슬라이: 보통 오목하게 홈이 파여 기름기 많은 연어와 칼 사이에 공기 주머니를 만든다. 그러면 서로 붙지 않는다. 날이 길고 가늘면서 유연해 얇은 조각으로 썰 수 있다.

[6] 중국 식: 넓고 각이 진 중국 식도는 다양한 식재료를 정확하고 질서 있게 다진다.

[7] 본 나이프: 주로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칼이다. 단검을 쓰듯 사용하는데, 고기의 뼈를 발라내거나 지방을 도려내는 데 유용하다.

[8] 페어링 나이: 정교한 요리작업에 좋은 다용도 칼이다. 새우의 내장을 빼내거나 버섯의 껍질을 벗기기에 편리하다.

칼을 갖추는 건 시작일 뿐이다. 칼날은 무디지 않아야 하기에 정기적으로 갈아주어야 한다. 인내와 청결도 요구한다. 칼은 사람됨, 인간관계를 두루 돌아보게 한다. 무정한 끊고 자름에 서럽기도 하지만 칼바람처럼 깨어 있는 정신은 고매하다. 칼 슈미트 칼이 준 명상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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