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합참의장 내정… 창군이래 첫 해군출신 발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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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해양주권 수호의지 반영

육해공군 작전을 총지휘하는 ‘현역 군인 서열 1위’ 합동참모본부 의장에 건군(1948년) 이래 최초로 해군 출신이 내정됐다. 육군 편중 인사를 해소하고 군 내부 화합을 도모하면서 북방한계선(NLL) 수호 등 해양주권을 강조해온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5일 신임 합참의장에 최윤희 해군참모총장(59·해사 31기)을 내정했다. 박대섭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정승조 합참의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군 통수권 행사 차원에서 군 수뇌부 인사가 이뤄졌다”며 “26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박 대통령의 해양주권 의지 반영된 파격 인사

인사 발표 직전까지 군 내부는 물론이고 청와대 안팎에서도 조정환 육군참모총장(58·육사 33기)의 승진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공군참모총장 출신인 이양호 전 합참의장(김영삼 정부)을 제외하면 줄곧 육군 출신이 이 자리를 도맡아 왔다. 올 초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관 등 주요 안보 직위에 육사 출신들을 잇달아 임명해 ‘육군 편중 인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해공군의 소외감은 극에 달했다. 정부 일각에선 청와대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후임 장관으로 해공군 인사를 찾았으나 실패했고, 그 대안으로 합참의장에 해군 출신을 발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양주권을 강조하는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는 관측도 있다. 박 대통령은 8월 1800t급 잠수함 김좌진함 진수식에, 이달 24일 ‘제60주년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 잇따라 참석해 “해양주권을 훼손하는 어떤 도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최 후보자도 동해와 서해 NLL을 ‘죽음으로써 지킨 선’이라고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 천안함 폭침 사태 수습 주역

“비전과 강한 추진력을 겸비한 덕장이자 용장이다.” 최 후보자는 상하 간 소통을 중시하는 덕장의 면모와 강한 추진력으로 난관을 돌파하는 용장의 면모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후보자는 지휘관으로서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장병들에 대한 ‘마음의 빚’을 항상 지니고 산다고 한다. 현충일이나 천안함 폭침 및 연평해전 추모식이 있을 때마다 희생 장병들의 묘소를 일일이 찾아 애도를 표한다.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이 일어나자 해군은 해군사관학교장이었던 최 후보자에게 사태 수습을 맡겼다. 그는 해군작전사령관 직무대리를 맡아 신속한 사건 처리는 물론이고 침체된 사기의 복원에도 능력을 보였다.

○ “환영한다. 그러나 걱정도 된다”

최 후보자의 발탁에 해군은 “육해공군의 균형발전과 국방개혁 추진의 적임자를 임명했다”며 크게 환영했다. 육군과 공군은 자군 출신의 합참의장이 나오지 않은 것에 일말의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합동성 강화 측면에서는 최선의 인선”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육군 중심의 군 체계에서 최 후보자가 얼마나 각 군의 조율을 이뤄내며 임무를 잘 수행할지 우려도 나온다. 합참 경험이 없다는 점도 약점이다.

합참은 인사 발표 직후 10여 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최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 준비에 착수했다.

▽최윤희 합참의장 △경기 화성 △오산고 △해사 31기 △해군 작전사 작전처장 △5전단장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해군사관학교장 △해군참모차장 △해군참모총장

손영일·윤완준 기자 scud2007@donga.com

#최윤희#최윤희 합참의장#합참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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