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용 “한숨도 못자고 던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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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6일 07시 00분


25일 오후 수원 원광대학교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10구단 KT의 공개 트라이아웃이 열렸다. 롯데 출신 투수 김광용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25일 오후 수원 원광대학교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10구단 KT의 공개 트라이아웃이 열렸다. 롯데 출신 투수 김광용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KT 트라이아웃 화제의 참가자 김광용

롯데 신형 잠수함 꿈꾸다 2군서 퇴출 날벼락
사회인 야구 코치로 3개월 몸 만들고 도전장


5월 31일 롯데의 경남 김해 상동 2군 훈련장. 여느 때처럼 점심식사를 마친 뒤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아무런 복선도 없이 불행이 닥쳤다. “당장 방을 비워달라”는 방출 통보…. 서울 집으로 올라오는 동안 머릿속은 진공상태가 됐다. 김광용(24·사진)은 그렇게 정든 야구를 떠났다.

배명고-동아대 시절까지만 해도 꽤 쓸만한 선수였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변화가 필요했다. 코칭스태프와의 상의 하에 오버핸드에서 언더핸드로 전향을 시도했다. 때마침 최고의 잠수함 정대현(35)이 2군으로 내려왔다. “야, 언더로 바꾼 애가 누구냐?” 정대현은 김광용과 함께 캐치볼을 하며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자신의 뒤를 따르는 후배를 챙겼다. 그렇게 한달이 흘렀다. 신형 잠수함의 꿈도 여물어갔다. 6월 1일에는 전향 이후 처음으로 실전등판도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김광용은 결전 하루를 앞두고 비보를 들었다.

나락으로 떨어진 시기. 나승현(26), 조정훈, 최대성(이상 28) 등 롯데의 의리파 동료들은 큰 힘이 됐다. 결국 김광용은 나승현의 소개로 6월부터 새 직장을 구했다. 사회인야구 코치 자리였다. 처음에는 야구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았지만 점점 욕심이 생겼다. 계속 공을 만지작거리다보니 프로시절 약점이었던 변화구가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지인의 소개로 부산공고에서 몸을 만들기 시작한지 3개월…. 김광용은 25일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열린 KT의 공개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피칭 때는 힘이 넘치는 직구를 뽐내기도 했다. “아, 더 잘 던질 수 있었는데…. 어제 잠을 한숨도 못 잤거든요. 조범현 감독님께서 지켜보고 계시니 떨리더라고요.”

김광용은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않았다. 꽉 찬 나이 때문에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면, 더 미룰 이유가 없다. “이번에도 잘 안 되면, 군대에 가야죠. 제가 10월에 논산에 있을지, 남해에 있을지….” 김광용은 한 달 뒤 논산훈련소에서 행군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KT의 남해 훈련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까. KT는 27일까지 공개 트라이이웃을 실시한 뒤 30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원|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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