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과일, 크기는 작아도 더 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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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가뭄에 햇볕 쨍쨍… 당도 높아

주부 김모 씨(37)는 최근 대형마트 과일코너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진열된 사과들이 대부분 크기가 작고 볼품이 없어서였다. 하지만 고민 끝에 사온 사과의 맛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크기는 작아도 예년에 먹던 사과보다 훨씬 달콤했다. 8월에 닥쳤던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가을 수확되는 사과와 배의 크기는 작아졌지만 당도(糖度)는 높아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7일 사과농가 400곳을 대상으로 올해 9, 10월에 수확하는 사과 품종 ‘홍로’의 크기를 조사한 결과 응답 농가 64.1%는 ‘지난해보다 크기가 작아졌다’고 답했다. 응답 농가 중 4.9%만이 ‘지난해보다 커졌다’고 응답했다.

배도 마찬가지. 응답 농가의 48.6%는 ‘지난해보다 작아졌다’고 답했고 22.4%만 ‘지난해보다 커졌다’고 했다. 이용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과채관측팀장은 “과일이 한창 자라는 8월에 가뭄으로 과일이 수분을 충분히 머금지 못해 예년보다 크기가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풍부한 일조량으로 광합성을 활발히 한 덕분에 과일의 당도는 높아졌다. 올해 사과의 평균 당도는 14Brix(브릭스·1Brix는 100g의 물에 1g의 설탕이 녹아 있는 수준)로 지난해보다 1Brix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생육이 잘돼 크기가 큰 사과, 배의 당도가 더 높지만 올해는 예외인 셈이다.

대형마트들도 당도가 높은 작은 사과, 작은 배를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5일까지 그동안 판매하지 않던 개당 200g 이하의 사과와 배를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판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작은 과일은 그동안 음료 등을 만드는 데 썼지만 올해에는 출하량이 많고 품질이 좋아 대규모 판촉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과일#당도#배#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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