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오디오가 잇따라 한국으로 오는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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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뱅앤올룹슨에 이어 스위스 골드문트도 대표 방한
독일 젠하이저-일본 야마하 등 기존 브랜드는 고급전략으로 선회

뱅앤올룹슨이 6월 한국 시장에 선보인 500만∼600만 원대 홈시어터 ‘베오랩14’. 뱅앤올룹슨 제공
뱅앤올룹슨이 6월 한국 시장에 선보인 500만∼600만 원대 홈시어터 ‘베오랩14’. 뱅앤올룹슨 제공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의 ‘골드문트’ 매장. 정면에는 한 세트 값이 1억 원을 호가하는 대형 스피커 ‘로고스 1N+2N’이 설치돼 있었다. 매장 한쪽에 전시된 초급자용 스피커의 가격도 900만 원대에 이른다.

스위스 고급 오디오 브랜드 골드문트가 한국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문을 연 이 매장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백화점에 자리를 잡았다. 이달 초 방한한 골드문트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미셸 레베르숑 대표(65)는 “일반적으로 ‘오디오 마니아’를 위한 전문매장을 선호하지만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급 오디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 백화점에 매장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세계 고급 오디오 생산업체들의 시선이 한국에 쏠리고 있다. 고급 브랜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이해도와 구매력이 충분히 높아졌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고급 오디오브랜드의 CEO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 야마하가 1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에 새로 문을 연 영상음향(AV) 전문 매장. 야마하뮤직코리아 제공
일본 야마하가 1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에 새로 문을 연 영상음향(AV) 전문 매장. 야마하뮤직코리아 제공
덴마크 고급 오디오 전문업체 ‘뱅앤올룹슨’의 CEO 투에 만토니 대표도 6월에 한국을 찾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매장 등을 돌며 500만∼600만 원대 홈시어터 ‘베오랩14’를 홍보했다. 뱅앤올룹슨 관계자는 “압구정 매장은 올해 3∼5월 전 세계 700여 개 매장 중 싱가포르 매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이 높았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중적인 제품을 주로 내놓던 브랜드들도 고급화 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독일 음향업체 ‘젠하이저’는 7월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고가 헤드폰 ‘HD800’(189만 원)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뮤직 카페’를 열었다. 일본 ‘야마하’는 이달 1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용산전자랜드에 새로 매장을 내면서 200만 원대 사운드바(일체형 입체음향기기), 100만 원대 스피커를 전면에 내세웠다. 야마하뮤직코리아의 이정제 영상음향팀장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한국 시장에서 고급 오디오 제품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이 전자제품 시장의 세계적 ‘테스트 베드(시험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오디오 브랜드들이 진출 속도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레베르숑 대표는 “오디오는 시계, 가구와 함께 세계 ‘럭셔리 시장’을 이끄는 주요 품목”이라며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에게 검증받은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뱅앤올룹슨#골드문트#젠하이저#야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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