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17승 ‘황제’ 페데러 떠날 때 됐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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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뚜렷한 하향세 속 10년만에 US오픈 8강 좌절

흐르는 세월은 어쩔 수 없는가. 메이저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최다인 17차례 우승으로 세상을 호령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32·스위스). 올 들어 뚜렷한 노쇠 조짐을 보인 페데러가 US오픈에서 10년 만에 8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세계 랭킹이 7위까지 떨어진 페데러는 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22위 토미 로브레도(31·스페인)에게 2시간 24분 만에 0-3(6-7, 3-6, 4-6)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페데러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한 채 한 해를 마치게 됐다. 지난해 윔블던 우승 후 5개 대회 연속 메이저 결승 진출 실패.

이날 상대였던 로브레도가 자신과 한 살 차밖에 나지 않는 같은 서른 줄인 데다 2002년 첫 맞대결 후 10연승을 달리고 있었기에 패배는 더욱 충격적이다. 뉴욕타임스는 ‘평소 공이 아웃되더라도 10인치(25.4cm) 차로 라인을 살짝 벗어났던 페데러의 스트로크가 이날은 10피트(3.048m)나 벗어나곤 했다’며 그의 부진을 전했다. 포어핸드 스트로크가 분수처럼 흩어진 페데러는 실책 45개로 무너졌다. 경기 해설을 맡은 왕년의 스타 존 매켄로는 “내가 뭘 보고 있는 건지 믿기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페데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은퇴 시점에 대한 깊은 고민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페데러의 조기 탈락으로 팬들이 기대한 페데러와 라이벌 라파엘 나달(스페인)의 대결도 성사될 수 없게 됐다. 세계 2위 나달은 세계 25위 필리프 콜슈라이버(독일)에게 3-1로 역전승을 거둬 8강에 합류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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