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위기는 넘겼지만… 물부족 대책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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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자원량 세계 129위 ‘부족’ 상태… 싼 물값에 하루 물사용량은 4위
누수율 10% 수도관 교체 ‘발등의 불’

남부지방의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달 24일, 대구의 하루 수돗물 사용량은 107만5000여 m³로 2009년 이후 일일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구 253만 명이 1인당 1.5L 페트병 280개 분량의 수돗물(420L)을 사용한 것. 이는 우리 국민의 1일 평균 수돗물 사용량 335L(2011년 기준)보다 25%나 많은 양이다. 여름철에는 전력난 못지않게 물 부족 우려도 커진다. 우리나라는 수자원량이 세계 153개국 중 129위에 불과한 ‘물 부족 국가’다. 여기에 계절별 강수량 편차가 커 연중 확보하는 수자원 중 실제 이용 가능한 비율은 2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335L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08년 337L, 2009년 332L, 2010년 333L, 2011년 335L로 거의 줄지 않고 있다. 영국의 물 전문 리서치기관 ‘GWI’가 최근 전 세계 19개국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체코, 폴란드, 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관은 한국의 수돗물 사용량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저렴한 수도요금’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상수도요금은 m³당 653원으로 인도, 중국, 러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싸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전국의 평균 수도요금은 619.3원(m³ 기준)으로 생산원가(813.4원)의 76% 수준. 상수도 운영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구조다. 2011년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의 상수도 부문 부채액은 1조822억 원. 전년도 1조19억 원에서 803억 원이 증가했다. 수도사업 적자가 누적돼 수도시설에 대한 신규 투자가 지체되면서 수자원 활용의 효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조사 결과 2011년 수도관 누수율은 시설 노후 등으로 인해 10.4%로 나타났다. 20년 이상 돼 교체가 시급한 노후관이 전국적으로 약 4만 km에 달하는 실정이다.

단국대 경영대학원 전형준 교수는 “수도요금이 다른 공공요금에 비해 지나치게 싸다 보니 수돗물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낮고 지자체는 누적되는 상수도 관련 적자를 다른 예산으로 메우는 실정”이라며 “깨끗한 수돗물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으면 생수를 사 마시거나 정수기를 들여놓아야 해 국민 개개인이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수도요금#전력위기#수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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