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면, 이런 회사 다니고 싶을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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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직원이 46%… 임신땐 월1회 검진휴가… 육아휴직 마음껏…
■ ‘한국BMS제약’ 여성친화경영 눈길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BMS제약 본사에서 이 회사 여성 직원들이 소모임을 한 후 포즈를 취했다. 한국BMS제약의 여성 직원 비율은 45.9%에 이른다. 한국BMS제약 제공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BMS제약 본사에서 이 회사 여성 직원들이 소모임을 한 후 포즈를 취했다. 한국BMS제약의 여성 직원 비율은 45.9%에 이른다. 한국BMS제약 제공
15년 연속 ‘여성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선정. 11년 연속 ‘여성 임원이 일하기 좋은 50대 기업’ 선정.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업체 BMS(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BMS의 여성 친화 경영은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본사 정책을 따르는 한국BMS제약(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여성 직원 비율이 45.9%(209명 중 96명), 여성 임원 비율은 46.2%(13명 중 6명)에 이른다.

한국BMS제약의 경영 정책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출산·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다. 이 회사는 임신 기간엔 정기검진을 위해 월 1회(하루) 별도 휴가를 주고, 제왕절개로 출산할 땐 수술비 전액을 지원한다. 모유 수유를 권장해 여성 직원들이 사내 수유실에서 유축기로 짜낸 모유를 병에 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탄력근무제도 10년 전부터 시행 중이다. 직원들은 출근시간을 오전 7∼10시 중 마음대로 선택해 8시간 근무 후 퇴근한다. 두 아이의 엄마인 임하영 상무(준법관리 담당)는 “아침에 첫째를 학교에 보내고 9시 반까지 출근한다”며 “퇴근 시간도 어느 정도 내 일정에 맞출 수 있어 일과 육아를 수월하게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침에 일찍 출근했다 오후 일찍 퇴근하며 어린이집에 있는 자녀를 집에 데려가는 직원도 많다.

90일의 출산휴가 중엔 급여를 100% 지급한다. 여기에다 육아휴직을 1년 동안 내는 것도 흔하다. 최근 3년 이내 출산한 직원 17명 중 14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했고 이 중 1년을 쉰 사람이 9명이나 된다. 지난달 셋째 출산 후 1년 3개월 만에 복귀한 임미애 과장은 “다들 휴가를 쓰는 분위기라 고민할 필요가 없었고 돌아와서도 예전과 같이 대해주니 업무 적응이 쉬웠다”고 말했다.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자칫 기업의 성과나 업무에 지장이 되지는 않을까. 인사 담당 장영윤 상무는 “수치로 나타낼 수는 없다. 그러나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조던 터 대표는 “여성은 기업 안에 따뜻한 근무환경을 만드는 장점이 있고,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한 포용력이 강하다”며 “경영에 있어 여성 인력 활용은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친화 경영은 인력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런 분위기는 독특한 평가 시스템 때문에 만들어지는 측면이 강하다. 한국BMS제약의 모든 직원은 연말에 부서장과 상의해 다음 해 개인 목표를 정한다. 이때부터 직원들은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해서만 평가받는다. 근무시간이나 휴직 여부는 절대로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장 상무는 “육아휴직을 썼는지, 야근을 했는지, 회식에 참석했는지 등이 평가에 끼어들 틈이 없어 여성들이 쓸데없는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조던 터 대표는 “출퇴근 시간 조정뿐 아니라 앞으로는 재택 근무가 가능하도록 해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BMS#여성 친화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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