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희영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 “외식업은 콘텐츠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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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군에 푸드타운 추진”

노희영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이 서울 중구 동호로 CJ제일제당센터 내 집무실에서 외식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노희영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이 서울 중구 동호로 CJ제일제당센터 내 집무실에서 외식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정직한 농부가 생산한 제철 식재료는 ‘럭셔리’의 진수죠. 고객들은 이제 외식업체의 마케팅이나 호객 행위에 속지 않아요. 진정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CJ그룹의 외식, 문화, 식품 브랜드 작업을 총괄하는 노희영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사진)은 최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건강한 식재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 고문은 오리온그룹에서 베니건스, 마켓오 등의 사업에 참여하며 부사장까지 지낸 뒤 2010년에 CJ그룹으로 옮긴 외식업계의 전문가. 그가 최근에 펴낸 푸드에세이 ‘히노스 레시피(Hino's Recipes)’는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노 고문은 ‘외식업=콘텐츠산업’이라고 정의했다. ‘○○음식을 먹는다’, ‘○○식당에 간다’는 게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나타내는 수단이 됐기 때문에 외식업도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말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확실하게 어필해야 한다는 것.

“소비자들이 삼성 제품은 많이 ‘이용’하지만 애플 제품은 ‘사랑’합니다. 외식업체가 고객들로부터 사랑받으려면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웰 메이드(well-made·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노 고문은 ‘콘텐츠형 식당’의 대표적 사례로 CJ그룹 외식계열사인 CJ푸드빌이 지난달 경기 판교신도시에 문을 연 한식뷔페 ‘계절밥상’을 들었다. 계절밥상은 농가(農家)에서 식재료를 직접 공급받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쌈 채소, 감자보리밥 등 7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또 한국벤처농업대학 출신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파는 ‘계절 장터’도 개설해 소비자와 농민을 연결해주고 있다. 이런 차별화된 콘텐츠가 효과를 발휘해 최근 한 달간 고객 수가 3만 명을 넘어섰다.

노 고문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농장+식당’ 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내년 3월경 경기 여주군 일대 약 3300m² 터에 ‘계절밥상’을 비롯해 제일제면소(면류 판매) 등 외식업체와 농장이 함께 들어서는 ‘CJ 푸드타운’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 농장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요리에 곧바로 사용하는 이른바 ‘가든형 레스토랑’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푸드타운을 세우려는 곳이 여주의 프리미엄아울렛에 가까워 쇼핑객들도 함께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농장과 요리학교 등을 체험하는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어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풍부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앞으로 외식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음식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밥집다움’에 충실해 제철 식재료를 생산하기 위한 농부의 기다림과 정성까지 고객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영·황수현 기자 abc@donga.com
#노희영#CJ그룹#외식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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