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긴급이송 소방헬기서 “으앙” 신생아 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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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섬 노화도서 양수 터진 임신부
해경경비정 → 119구급차 → 소방헬기… 릴레이 이송 도중 건강한 여아 출산

10일 오전 6시 25분 전남도소방본부에 응급전화가 걸려 왔다. 전남 완도군 노화도에 사는 임신부 장모 씨(34)의 양수가 터졌다는 것. 노화도는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에서 배를 타고 30분을 가야 하는 섬이다.

도소방본부는 소방항공대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헬기 운항 경력 34년째인 최순연 소방경(58)은 해상에 낀 짙은 안개(해무) 때문에 헬기가 노화도에 착륙할 수 없게 되자 육해공 합동작전을 선택했다.

완도해경 50t급 경비정이 오전 6시 40분 노화도 선착장에서 장 씨를 옮겨 실었다. 땅끝마을 선착장에서 대기하던 119구급차는 30분 후에 도착한 장 씨를 싣고 광주 전남대병원으로 출발했다. 최 소방경은 헬기를 띄워 오전 7시 33분 구급차가 병원으로 가는 길의 중간 지점에 있는 해남 화산초교 운동장에 착륙했다. 임신부와 태아의 상태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헬기는 운동장에 도착한 구급차에서 장 씨를 옮겨 싣고 이륙했다.

헬기가 영암을 거쳐 나주호를 통과할 때인 오전 8시 10분경, 여자 아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헬기에는 최 소방경 등 소방대원 4명 외에 장 씨와 남편(38), 장 씨의 첫딸(3)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힘을 내, 여보.” 남편은 장 씨를 격려했고 딸은 울었다. 구급대원 김상훈 소방교(34)는 아기가 엉덩이부터 거꾸로 나오자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통화를 하면서 안전한 분만을 유도했다. 헬기는 110분간의 육해공 합동 이송작전 끝에 오전 8시 15분 전남대병원에 도착했다. 7명의 탑승객은 8명이 돼 있었다.

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신생아#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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