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호, 농구월드컵 진출…16년 한 풀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8월 12일 07시 00분


대만과의 3·4위전 18점차 압승
유재학 감독 ‘시스템 농구’ 결실


‘만리장성’ 중국에 11년 만에 승리를 거뒀던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이 마침내 16년 만에 월드컵(종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만수’로 불리는 유재학(모비스) 대표팀 감독의 지략 덕분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한국농구에 모처럼 날아든 낭보다.

남자농구대표팀은 11일 필리핀 마닐라 몰오브아시아아레나에서 열린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대만과의 3·4위 결정전에서 75-57로 낙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상위 3개국에 부여되는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한국남자농구의 월드컵 출전은 1998년 그리스대회 이후 16년만의 경사다.

하루 전 개최국 필리핀과의 준결승에서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 79-86으로 석패했던 한국은 대만을 맞아선 1쿼터 초반부터 조성민(KT)-윤호영(상무)-양동근(모비스)의 3점슛이 폭발하는 등 쉽게 경기를 풀어가며 별다른 위기조차 없이 완승을 거뒀다.

유 감독은 양동근을 비롯해 김선형(SK), 김태술(KGC), 김민구(경희대) 등 이번 대표팀 12명 엔트리 중 4명을 가드로 채웠다. 또 양동근, 김주성(동부) 등 베테랑들과 함께 호흡을 맞출 선수들로 김종규(경희대), 이종현(고려대) 등 대학생 선수 5명을 대거 발탁했다. 높이에 약점이 있는 우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전면 압박수비와 신구조화를 통한 조직력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신의 한수’였다. 특별한 주전 없이 12명의 선수 전원을 고루 기용하는 ‘시스템 농구’로 상대의 허를 찔렀고,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무쌍한 전술을 구사했다. 이는 예선 첫 경기였던 중국전 승리와 중동 강호 카타르와의 8강전 승리, 7월 초 윌리엄 존스컵에서 패했던 대만과의 동메달 결정전 완승 등 기분 좋은 열매로 이어졌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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