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직렬 5기통 중독’…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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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5일 07시 00분


개성이 있어야 뜬다! 트레이닝 바지에 주름치마, 헬멧을 착용한 일명 ‘독수리 5형제’ 무대의상과 독특한 댄스로 가요계를 주름잡고 있는 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개성이 있어야 뜬다! 트레이닝 바지에 주름치마, 헬멧을 착용한 일명 ‘독수리 5형제’ 무대의상과 독특한 댄스로 가요계를 주름잡고 있는 5인조 걸그룹 크레용팝.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걸그룹 ‘개성시대’ 열리나?

개성만점 크레용팝 ‘빠빠빠’ 음원톱
독특한 ‘직렬…’댄스는 패러디 열풍
에프엑스, 이색적인 노랫말로 인기
“획일적 걸그룹 시장에 차별화 승부”

개성만점의 독창성으로 승부하는 걸그룹이 올해 여름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다. 단순히 ‘변신’을 위한 콘셉트 변화의 차원을 넘어 태생부터 독창적인 색깔과 개성으로 데뷔한 걸그룹들이다.

독창성으로 무장한 걸그룹의 중심에는 5인조 크레용팝이 있다.

작년 7월 데뷔할 때부터 트레이닝복, 교복을 무대의상으로 삼았던 이들은 6월 말 발표한 세 번째 싱글 ‘빠빠빠’로 현재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으며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하얀 트레이닝 바지에 주름치마를 덧입고, 하얀 면장갑과 이른바 ‘독수리 5형제 헬멧’을 착용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다. 특히 멤버들이 엇갈리게 점프하는 ‘직렬 5기통 춤’은 선배 가수들까지 따라 하게 하며 각종 패러디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다. 발표 직후 100위권 밖에 머물던 노래 ‘빠빠빠’는 4일 현재 멜론 엠넷닷컴 등 주요 음원차트에서 1∼3위에 올라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여러 버전의 ‘빠빠빠’ 뮤직비디오 조회수 합계만도 500만 건에 달한다. 2일엔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김구라와 함께 ‘빠빠빠’ 무대를 꾸밀 정도로 이들을 향한 주목도는 높다.

8월 데뷔하는 7인조 와썹(Wassup)도 ‘트월킹’(twerking)이라는 고난이도의 흑인춤을 앞세워 현재 온라인상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7월 말 ‘흔한 걸그룹의 엉덩이 털기춤’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이들의 영상은 SNS와 포털사이트,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트월킹은 흑인 특유의 유연함을 무기로, 골반을 빠른 속도로 터는 춤. 니키 미나즈, 리한나 등이 선보인 바 있다.

현재 크레용팝과 함께 국내 음원차트 정상을 양분한 에프엑스도 독창적 걸그룹의 대표주자다. 2010년 데뷔 이후 ‘라차타’, ‘누 예삐오’, ‘일렉트릭 쇼크’ 등으로 신조어나 독특한 문법의 노랫말로 파격과 신선함을 안겼다. 유명 디자이너 의상과 스타일리시한 퍼포먼스로 가요계 트렌드를 만들어왔다. 최근 ‘첫사랑니’는 국내 9개 음원차트를 석권했고, 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한 음반제작자는 “국내 걸그룹들의 노래가 불과 서너 팀의 프로듀서에 의존하다보니 그 시장이 획일화한 측면이 컸다. 크레용팝과 같은 걸그룹은 이런 환경에서 너무나도 명징한 차별성을 갖는다”면서 “이들이 개성만 갖췄다면 이벤트로 치부할 수 있지만 실력까지 갖춰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 제작자로서 새로운 길을 보는 것 같다”며 반겼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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