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접대 의혹’ 송광조 서울국세청장도 사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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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골프 향응 받은 정황 드러나
檢 “처벌할 정도 아니지만 처신 부적절”

CJ그룹으로부터 골프 접대와 향응 등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사진)이 1일 전격 사퇴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날 “송 청장이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김덕중 국세청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송 청장은 CJ그룹 고위 임원으로부터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 지난달 27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송 청장이 CJ로부터 받은 금품과 향응의 규모가 작고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청탁의 대가성이 드러나지 않아 단순 비위 사실만 국세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CJ 수사 과정에서 송 청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돼 충분히 조사했으나 형사 처벌을 할 정도의 범죄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덕중 청장과 고시 동기(행정고시 27회)인 송 청장은 국세청 조사기획과장(2006년), 대통령실 행정관(2007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과 본청 조사국장(2009년)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송 청장은 CJ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에 이어 현직 고위 간부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퇴하면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며 만류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도덕적 흠집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 직원들은 세수 부족과 쥐어짜기 세무조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 속에서 전현직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국세청은 김덕중 청장 취임 이후 세무조사 감찰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검사 출신 감사관을 임명하는 조직 쇄신에 나섰지만 지난 시절의 비리 의혹으로 빛이 바랬다.

박용·최예나 기자 parky@donga.com
#송광조 서울국세청장#골프 접대#향응#CJ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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