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의원… 최장 의정활동 신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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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세 존 딩걸 美하원의원, 7일로 57년 5개월 26일째 재임
하원 이어 상원 기록도 갈아치워… 6·25참전용사 추모의 벽 법안 발의도

존 딩걸 하원의원이 1955년 처음 의회에 진출했을 때의 모습(왼쪽 사진)과 57년이 지난 2013년 현재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사진 출처 ABC방송
존 딩걸 하원의원이 1955년 처음 의회에 진출했을 때의 모습(왼쪽 사진)과 57년이 지난 2013년 현재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사진 출처 ABC방송
무려 57년 5개월 26일 동안 미국 연방의회 의원으로 활동해온 존 딩걸 하원의원(87·민주·미시간)이 최장 재임 의원으로 우뚝 서게 됐다.

딩걸 의원이 7일로 재임 기간 2만996일을 기록해 로버트 버드 전 상원의원(민주·웨스트버지니아)이 갖고 있던 기록(2만995일)을 갈아 치우게 됐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 등이 3일 보도했다.

딩걸 의원은 ‘직업이 의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1926년생인 그는 1955년 29세 때 미시간 웨인카운티 검사였다가 부친 존 딩걸 시니어 전 하원의원이 별세한 직후 지역구를 물려받아 의회에 진출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의원이 된 그는 57년 넘게 의회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흑인 민권운동, 달 착륙, 워터게이트 사건 등 역사적 순간을 지켜봤다.

그의 이번 기록은 상원과 하원을 통틀어 최장 재임 의원이 된 것이다. 하원에서는 이미 2009년 최장 기록을 갈아 치웠다.

딩걸 의원은 87세의 나이에도 아직 정정하게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2cm의 장신인 그는 요즘도 지팡이를 짚거나 자동 스쿠터를 타고 의회 건물을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같은 위원회 소속인 조 바턴 의원은 “딩걸 의원은 누구보다 날카로운 판단력을 갖고 있다”며 “청문회에서 그가 송곳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거의 예술 같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딩걸 의원은 국민연금과 메디케어(노인 의료보장) 제도가 정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 통과를 주도하기도 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이기도 한 그는 2011년에 이어 올해 다시 의회에 제출된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 병사들의 이름을 모두 새겨 넣는 ‘한국전쟁 참전비 추모의 벽 건립 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가했다.

미 의회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13일 4년마다 대통령 취임 오찬이 열리는 유서 깊은 스태튜어리 홀에서 딩걸 의원의 최장 기록을 기념하는 행사를 갖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존 딩걸#하원의원#최장 의정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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