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55% “대입 전형요소 줄여야”… 74% “수능 쉽게 출제하는 것에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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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하늘교육 300명 설문조사

“내신이나 논술이 어느 정도로 중요한지, 실제로 어떤 요소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지 학부모는 알 수가 없다. 우리가 접하는 정보는 모두 ‘카더라’ 식의 소문뿐이다. 입시를 복불복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강원 강릉시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 고모 씨(50·여)의 말이다. 학부모 10명 가운데 9명이 고 씨처럼 대학 입시가 복잡하고 어렵다고 느낀다. 또 절반이 넘는 학부모는 다양한 전형요소 가운데 일부를 아예 없애야 입시가 간소화된다고 생각한다.

동아일보와 입시정보업체 ㈜하늘교육은 입시 간소화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25∼28일 학부모 300명에게 물었다. 입시 간소화는 박근혜정부의 공약이다. 설문조사 결과 55.7%는 현재의 대학입시가 매우 복잡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을 포함해 복잡하다는 응답은 모두 92.0%였다. 보통이다(7.7%)라거나 복잡하지 않다(0.3%)는 응답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입시 간소화 해법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54.6%가 전형요소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대학이 비중 있게 활용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내신 △논술 가운데 하나 이상은 없애야 한다는 말이다. 이 경우 수능(45.7%)이 입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내신(24.4%)이었다.

학부모의 21.0%는 대학별로 다른 전형요소를 표준화하면 입시 간소화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예를 들면 똑같이 논술을 치르는 대학도 문제 유형과 점수의 반영률이 다른데, 이를 통일시켜 달라는 말이다. 다음으로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두더라도 전형요소를 얼마나 반영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의견(20.7%)이 많았다.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률과 합격선만 정확히 공개해도 입시가 한결 쉬워진다는 얘기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학부모들은 전형요소를 아예 줄여 버리거나 활용도 높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대입 간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요약했다.

영역별 만점자 1%를 목표로 수능을 쉽게 출제하는 것을 학부모는 어떻게 생각할까. 74.3%의 학부모가 반대했다.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25.7%에 그쳤다. 쉬운 수능을 반대하는 학부모 10명 중 4명(39.9%)은 수능이 쉬워진 탓에 대학이 수능 외의 다른 요소를 더 활용한다고 답했다. 쉽게 출제한다고 해서 사교육이 줄어들지는 않는다(23.8%)는 지적도 많았다.

지난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해서는 70.7%가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준비할 게 너무 많고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간소화 방안을 담은 새 입시안을 8월경 내놓을 계획이다. 지금 고등학교 2학년 학생부터 적용된다. 선택형 수능의 존폐가 그때 결정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수능#하늘교육#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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