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달랑 40만원 든 창업, 10억 투자 받다

  • Array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경기中企청 창업지원 프로젝트… 상상속 상품 시제품으로 제작 지원
10개월만에 230여건 성과 ‘큰 호평’

24일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의 ‘시제품 제작터’에서 한 예비창업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디자인한 캡슐 커피 거치대의 시제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제공
24일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의 ‘시제품 제작터’에서 한 예비창업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디자인한 캡슐 커피 거치대의 시제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제공
박모 씨(34·여)는 어릴 적부터 창업을 꿈꿨다. 박 씨는 여건상 대기업 디자인센터에 들어갔지만 2009년 가족과 동료의 만류를 무릅쓰고 꿈을 이루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2년의 준비 끝에 2011년 10월 디자인 전문회사를 차렸다. 매일 밤을 새우며 아이디어를 내 드디어 창업 3개월 만에 자석을 부착한 주방용품을 디자인했다. 하지만 막상 디자인한 제품을 생산하려니 막막했다. 시제품 생산에 최소 수백만 원의 목돈이 들었다. 이 돈을 들여 시제품을 만든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때 지인이 박 씨에게 ‘시제품 제작터’를 소개해줬다. 장비 사용료와 재료비 등 40만 원을 들여 꿈에 그리던 첫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이 시제품의 디자인을 세계적 디자인대회인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 출품했는데 뜻밖에 최우수상을 받았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가 10억 원어치를 선구매하겠다고 제안했다. 박 씨는 내달 이 업체와 계약하고 대량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당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보세요.”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의 창업 프로젝트 ‘시제품 제작터’가 예비·초기 창업자의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해 5월 프로젝트가 가동된 이래 지금까지 230여 건의 시제품을 제작해 줬다. 이를 통해 실제 창업해 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이 10여 명이다. 아이디어만 있는 창업자를 위해 전문가가 직접 디자인하고 설계, 측정해 시제품을 만들어 주는 ‘전문가 서비스’와 자신이 직접 만드는 ‘셀프제작 서비스’가 있다.

전문가 서비스는 전화(031-201-6852∼5)나 홈페이지(design.smba.go.kr) 등을 통해 상담예약을 하고 작업 스케줄과 수수료 등을 산정한다. 셀프제작 서비스는 자신이 원하는 시설과 장비의 사용 현황을 확인하고 바로 예약하면 된다.

경기중기청은 5월부터 ‘단돈 10만 원으로 창업하기’ 프로젝트도 시행한다. 예비 창업자가 단돈 10만 원만 내면 경기중기청이 100만 원을 지원해 창업아이템을 시제품으로 제작한다.

경기중기청이 선정한 20여 명의 엔젤투자자들은 이 시제품이 마음에 들면 투자해 제품을 만들도록 한다. 예비 창업자는 매출 목표를 정하고 모의창업을 한 뒤 이 제품을 직접 판매한다. 예비 창업자가 목표를 달성하면 경기중기청이 1000만 원의 창업 자금과 사무공간, 제작장비 등을 지원한다. ‘단돈 10만 원으로 창업하기’에 신청한 김모 씨(26)는 “독특한 시계와 브로치 등을 디자인했지만 돈이 없어 포기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10만 원으로 창업할 수 있다고 해 다시 꿈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중소기업청#창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