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줄거리와 관계없이 튀는 간접광고는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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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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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널워치 심리학

정부가 2010년부터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에 간접광고를 허용하면서 안방극장에도 특정 제품이나 상표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간접광고는 직접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와 달리 영화와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소품이나 배경으로 등장해 간접적인 방법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방송사들은 제작비를 줄일 수 있고 광고주들은 자연스럽게 제품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간접광고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광고주는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제품 및 상품 노출이 자주 이뤄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노골적인 홍보나 프로그램 내용과 동떨어진 간접광고가 자주 등장하면 프로그램의 맥이 끊기고 시청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도 있다. 실제 최근 연구 결과, 줄거리와 동떨어진 간접광고에 노출된 고객들은 해당 브랜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광고의 효과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전한 동아비즈니스리뷰(DBR) 127호의 기사 내용을 요약한다.

○ 간접광고의 현저성과 연결성

간접광고에서 제품과 상표를 배치하는 기준은 제품 및 상표의 현저성과 프로그램 줄거리와의 연결성이다. 현저성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제품과 상표가 시청자의 주목을 끄는 정도를 말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눈에 띄게 제품을 노출하면 현저성이 높아지며 광고 효과도 커질 수 있다. 눈에 띄게 배치했으니 기억에 잘 남기 때문이다. 줄거리와의 연결성은 영화와 드라마의 흐름에 긴밀하게 연결되는 정도를 말한다. 제품과 상표가 갑작스럽게 등장하지 않고 줄거리에 부합할 때 시청자들은 거부반응을 느끼지 않고 연결성은 높아진다.

현저성과 연결성이 높은 대표적인 사례는 영화 ‘유브 갓 메일’(1998년)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조 폭스(톰 행크스)와 케슬린 켈리(멕 라이언)를 이어주는 매개체는 인터넷 메일이다. 인터넷 메일이 등장할 때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AOL의 상표도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이런 사례는 시청자의 주목을 끌고 영화 줄거리와도 잘 연결되기 때문에 현저성과 연결성이 높은 광고에 해당된다. 하지만 현저성이 높아도 연결성이 낮은 사례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줄거리와 전혀 관계없이 제품만 두드러지게 보이는 경우 현저성은 높지만 연결성이 낮아지는데, 이때 간접광고는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 튀는 간접광고는 오히려 역효과

벨기에 앤트워프대 연구팀은 현저성과 연결성이 상표 인지도와 시청자 반응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매달 영화 시사회가 열리는 ‘여성영화의 밤’ 행사에 참석한 여성 226명과 참석하지 않은 여성 85명을 대상으로 영화 ‘여성’(2008년 개봉)과 ‘신부들의 전쟁’(2009년 개봉)의 간접광고에서 드러난 상표 인지도와 관객의 반응을 분석했다. 먼저 두 영화의 내용을 분석해서 현저성과 연결성이 높거나 낮은 간접광고를 골랐다.

예를 들어 영화 ‘신부들의 전쟁’에서 배우들이 결혼식 장소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면서 한 호텔의 모습이 보였고 대사에서도 상호가 노출됐다. 한 배우는 “이 모든 일이 20년 전 6월 플라자호텔에서 시작됐어요”라고 말했다. 이런 간접광고는 현저성과 연결성이 모두 높은 경우다. 반면 두 주인공이 달리면서 “좋아, 조금 천천히 달려. 우린 왜 아이팟이 없는데?”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는데, 이는 현저성이 높지만 연결성이 낮은 사례에 해당한다.

이 같은 현저성과 연결성이 각기 다른 간접광고들에 대한 관객의 반응을 조사했더니 현저성이 높다고 해서 상표의 인지도가 항상 높은 것은 아니었다. 현저성이 높아도 연결성이 떨어지면 현저성이 높지 않지만 연결성이 높은 광고보다 인지도가 떨어졌다. 영화에서 상표가 자주 등장해도 프로그램의 줄거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으면 광고 효과는 떨어진다는 얘기다. 또 관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태도는 현저성이 높은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 줄거리에 맞고 두드러지지 않게 해야

광고주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제품과 상표가 최대한 더 크고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의 내용에 맞지 않고 과도하게 노출된 브랜드에 대해 시청자들은 오히려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주인공이 특정 브랜드를 자주 언급하면 인지도는 높아질 수 있지만 해당 브랜드가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광고주는 간접광고를 할 때 본래의 목적을 감안해서 접근해야 한다. 광고의 목적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대중에게 브랜드가 부정적으로 기억되면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부정적으로 각인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쪽이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줄거리와 상관없는 튀는 간접광고는 브랜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브랜드가 줄거리에 잘 맞아떨어지면서도 두드러지지 않게 처리될 때 간접광고의 효과는 가장 커진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간접광고비를 책정할 때 브랜드가 두드러지게 배치될수록 단가는 올라간다. 뒤집어 보면 광고주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도현 경희대 공존현실연구팀 선임연구원  
정리=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27호(2013년 4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BC카드 ‘그린카드’ 성공 요인은

DBR 케이스 스터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진다면서 연말에 임직원들을 동원해 연탄을 배달하는 것으로 생색내던 시대는 지났다. 자기 사업에도 도움이 되면서 사회에도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유가치 창출(CSV)이 주목받고 있다. BC카드는 CSV 활동의 일환으로 2011년 친환경 생활을 유도하는 ‘그린카드’를 출시했다. 850여 개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2년도 채 안 됐는데 500만 장을 발급했다. 가입자의 63.9%가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포화 상태인 신용카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해내면서 동시에 기업 이미지도 높일 수 있었다.


월마트 관리자가 말하는 영업공식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오디션 열풍이 거세다.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랭킹도 발표되고 있다. 이런 순위 책정은 승자에게 유리한 제도다. 후발 주자들에게는 불리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랭킹 경쟁이 역전의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 소수나 약자가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1991년 설립된 홍콩과학기술대는 세계 유수의 경영대학원과 겨루기에는 힘이 약했다. 그러나 랭킹의 중요성을 전략적으로 파악했고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해외 유수의 대학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학위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 결과 각종 경영대학원 집계에서 홍콩과학기술대의 순위는 크게 올랐다. 랭킹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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