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대처가 산 패션을 선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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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용했던 英 고급핸드백 ‘로너’… 사망후 유명세 타면서 매출 급증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로너 핸드백을 팔에 끼고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를 나오는 모습. 대처 전 총리는 로너 핸드백 중 검은색 바탕에 리본 장식 한 개가 달린 단순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벨리니나 아다지오 제품을 선호했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로너 핸드백을 팔에 끼고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를 나오는 모습. 대처 전 총리는 로너 핸드백 중 검은색 바탕에 리본 장식 한 개가 달린 단순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벨리니나 아다지오 제품을 선호했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8일 사망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사진)가 뒤늦게 유행을 선도하는 ‘잇 걸(it girl)’로 떠올랐다고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21일 보도했다. 그가 애용하던 영국의 고급 핸드백 브랜드 ‘로너’가 사망 이후 유명해지면서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로너의 대변인은 “8일부터 19일까지 로너 핸드백의 매출이 53% 증가했다”며 “대처가 즐겨 들었던 검은색 벨리니 가방과 아다지오 가방이 특히 잘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로너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영국으로 이민 온 샘 로너가 1941년 런던에서 세운 회사로 최고의 송아지 가죽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부분의 제품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다른 가방 브랜드와 달리 영국 내에서 수공예로 제작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1981년 왕실의 품질 보증인 로열 워런트를 받았다. 제품당 가격은 375∼800파운드(약 63만7550∼136만3200 원) 정도다.

1979년 최초의 여성 영국 총리가 된 대처는 1980년 당시 로너의 최고경영자(CEO)인 제럴드 보드머를 만나 로너 핸드백을 선물 받았다. 이후 그는 ‘정치적 연인’으로 불렸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로너 핸드백을 들고 다니며 우아하고 세련된 여성 지도자의 이미지를 드러냈다. 로너 핸드백 또한 대처 전 총리를 그린 신문 만화에 매번 등장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1985년 대처가 미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지녔던 로너의 애스프레이 핸드백은 2011년 한 경매에서 무려 2만5000파운드에 낙찰되기도 했다.

대처 외에도 로너 핸드백을 애호하는 영국 유명인사가 많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1년 윌리엄 왕세손 결혼식에 로너 핸드백을 들고 참석했다.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카밀라 콘월 공작부인,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의 상관인 ‘M’ 역할을 맡은 여배우 주디 덴치 등이 로너 마니아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마거릿대처#로너핸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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