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지아이 “볼륨 몸매? 줄리엔강 어깨 만들고픈 우리는 진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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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9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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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지아이(GI)가 ‘남자다운’ 콘셉트의 힙합곡으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그들은 보이시한 매력으로 “남자다움이 어느새 생활이 됐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걸그룹 지아이(GI)가 ‘남자다운’ 콘셉트의 힙합곡으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그들은 보이시한 매력으로 “남자다움이 어느새 생활이 됐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보다 더 남자다울 순 없어요.”

볼륨 몸매를 줄리엔강의 ‘태평양 어깨’와 맞바꾸고 싶어 안달 난 화성인. 생리 현상이 급할 땐 서슴없이 남자 화장실로 직행한다는 뼛속까지 남자인 여자들(?)이 나타났다.

“더 남자답게”를 외치는 5인조 보이시 걸그룹 지아이(하연 원캣 은지 아이 아람)다. 팀명 지아이(GI)는 ‘Global Icon’의 약자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글로벌 아이콘’이 되고 싶은 멤버들의 바람이 담겨있다.

세계무대를 꿈꿔서일까. 지아이는 등장부터 요란했다. 삭발을 한 채 흑인들이 즐겨 하는 헤어스타일로 멋을 낸 원캣은 위풍당당했다. 다른 멤버들도 온몸에 금장 액세서리를 칭칭 감고 나타났다. 패션쇼 런웨이를 방불케 했다. 처음 온 곳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눈을 맞추는 여유, 우렁찬 인사도 주변의 시선을 끄는데 한몫했다. 당찬 패기만큼은 인정!

보이시 걸그룹 지아이(GI).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보이시 걸그룹 지아이(GI).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그런 지아이가 지난 3일 데뷔 첫 싱글앨범 ‘비틀즈’(BEATLES)를 발표하고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비틀즈’에는 남자이길 작정한 지아이의 노력이, 지난 3년간 연습실에서 흘린 수많은 땀방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명 타이틀 ‘비틀즈’는 월드 DJ 페스티벌, 글로벌 개더링 등 각종 페스티벌 등에서 주목받고 있는 비트버거(BeatBurger)의 야심작으로 정통힙합 사운드에 알앤비와 대중성을 접목시킨 곡이다.

또한 ‘비트를 즐겨. 별 내용 없어…그러니까 그냥 이 비트를 즐겨. 난 노래밖에 모르니까 가짜는 안 해!’라는 직설적인 가사가 특징으로 자유분방한 멤버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비틀즈’는 강한 힙합 비트에 우리가 하고 싶은 말들을 담은 곡이에요. 파워풀한 안무와 함께 들으면 들을수록 재미있고 공감 가는 노래라고 느낄 겁니다. 많이 들어봐 주세요.” (모두)

지아이에겐 ‘예쁘다’라는 말보단 ‘쿨하다’라는 말이 더 큰 칭찬이다. 옷매무새를 정돈할 때도 섬세함이나 다소곳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저기에서 “멋져?”라는 말이 오갈 뿐이다. 지아이의 관심사는 오로지 ‘남자다움’이었다.

하지만 그런 지아이가 맹목적으로 ‘보이시 걸그룹’이란 콘셉트를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지아이는 여성 멤버들로 이뤄진 그룹이지만 남성 못지않은 강렬한 음악을 추구하고 있다. 음악은 물론 안무와 무대 매너에 있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중성적인 매력을 내세운 걸그룹과의 차별성도 수박 겉핥기식의 흉내가 아닌 생활밀착형 리얼함에서 찾을 수 있다. 예전에 사놓은 원피스와 치마는 방구석에서 홀대받은 지 오래다. 다년간 의식하며 살아온 결과 이젠 행동, 말투, 표정, 걸음걸이까지 모든 게 남자처럼 변했다. 그들이 ‘가짜는 안 해’라고 외치는 이유도 일맥상통한다.

사실 알고 보면 지아이는 누구보다 여성스럽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었다. 아람은 중학교까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였다. 학창시절 내내 전교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기계체조와 태권도 선수 제안을 받을 정도로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또 각종 토론 대회에서 다수 우승 기록도 가지고 있으며, 피아노 전공해 최근엔 클래식 코드를 재즈와 힙합으로 변형하는 작업에 빠져있다. 원캣 역시 춤에 일가견이 있으며, 중학교 시절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아이와 은지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사 공부에 매진 중이다. 건국대학교 일대 고등학교에서 미모로 이름을 좀 떨쳤다는(?) 맏언니 하연은 춤과 노래 이외에 연기에도 소질이 있어 기회만 주어진다면 연기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보이시 걸그룹 지아이(GI).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보이시 걸그룹 지아이(GI).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그런 그들이 한 곳에 보여 격동의 3년을 살았고 지금의 지아이가 탄생했다. 3년간 멤버들은 함께 숙소생활을 하며 같은 꿈을 키워왔다. 그 사이 자연스레 서로 닮고 이해하게 된 멤버들은 이제 가족보다 더 서로 챙긴다. 그도 그런 것이 남자다운 외모와 독특한 헤어스타일, 작은 몸집 때문에 어디를 가나 주변의 눈길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중성적인 콘셉트인 만큼 멤버들은 “성(性)에 관련해 상처받지 말자”고 얘기 했다고. 멤버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에 대한 동질감으로 버팀목이 돼 왔다.

“지난 3년이 우리를 더욱더 하나로 뭉치게 해준 것 같아요. 여러 일을 함께 겪고 위기와 고통을 함께 극복하며 밤새 이야기할 추억을 만들었죠. 힘이 넘치는 이유에요. 그땐 데뷔하고 나면 준비한 거 많이 보여줘서 준비된 우리의 모습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기를 한마음으로 바랐던 것 같아요.” (모두)

지아이는 ‘지아이만의 힙합스타일’을 대중에게 알리고 함께 공감하길 원한다. 그들은 “비트만큼은 정통힙합처럼 쿵쿵 무겁게 찍고 싶은 마음이다”며 “지아이만의 힙합이 사랑 받게 된다면 언젠가는 감성적이고 솔(Soul) 가득한 곡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들은 글로벌 아이콘으로서 빅뱅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추구하는 음악이 조금 다를 순 있지만 빅뱅의 끼와 글로벌한 코드, 실력을 닮고자 방송과 콘서트 등을 보며 분석했다.

“빅뱅 선배님들처럼 국가와 인종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요. 멤버별로 뚜렷한 개성과 실력도요. 지아이도 언젠간 빅뱅 선배님들처럼 많은 팬에게 사랑받을 수 있겠죠?” (하연, 아람, 원캣)

“경쟁이 치열한 가요계에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당당히 살아남고 싶어요. 지금 우리를 보고 ‘또 나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꼭 ‘신선하다’ ‘물건이네’로 말씀하시게 될 거에요. 지켜봐 주세요. (은지, 아이)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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