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독극물 편지 보낸 40대 용의자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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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보스턴 테러 용의자 신원 압축 “젊은 백인남성… 180cm대 보통체격”
오바마, 희생자 추모예배 참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독성물질 리신이 들어있는 편지를 보내 워싱턴을 테러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건의 용의자가 17일 체포됐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오바마 대통령, 로저 위커 상원의원, 미시시피 주 법원 관리 등 3명에게 리신이 포함된 편지를 보낸 혐의로 폴 케빈 커티스 씨(45)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커티스 씨는 위커 의원과 같은 미시시피 주 출신으로 동북부 코린스 자택에서 오후 6시 15분경(동부시간 기준) 체포됐다. 앞서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배달된 편지에 의심스러운 물질이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FBI 주도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티스 씨는 백악관의 이 같은 발표가 있은 후 5시간여 만에 체포됐다.

FBI는 커티스 씨가 오바마 대통령과 위커 의원에게 독극물 편지를 보낸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는 과거 위커 의원에게 ‘병원에서 인간 장기가 밀매되고 있다’는 음모론 내용이 담긴 편지를 수차례 보낸 적이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커티스 씨가 오바마 대통령과 위커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는 ‘잘못을 보고도 폭로하지 않으면 무언의 동조자가 되는 것이다. 나는 KC다. 이 메시지를 승인한다(강조의 의미)’는 글이 담겨 있다.

이에 앞서 17일 오전 리처드 셸비, 조 맨신 상원의원의 의회 사무실에 의심스러운 우편물이 배달됐으며 칼 레빈,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도 지역구 사무실로 수상한 편지가 배달됐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커티스 씨가 이 의원들에게도 편지를 보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오바마 대통령과 위커 의원에게 보낸 독극물 편지와 보스턴 폭탄테러간에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오전 11시 보스턴 홀리크로스 성당에서 보스턴 마라톤대회 테러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연합 예배에 참석했다. 평온을 찾아가던 보스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으로 다시 한 번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백악관과 의회에 독극물 편지가 배달돼 테러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텍사스 비료공장의 폭발사고 소식까지 전해져 경계는 더욱 삼엄해졌다.

보스턴 폭발사건을 수사 중인 FBI와 보스턴 경찰은 17일 폭파사건 용의자를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CBS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보안카메라에 포착된 유력한 용의자는 젊은 백인 남성으로 183∼188cm의 키에 보통 체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회색 후드 티셔츠에 검정 재킷을 입고 흰 야구 모자를 썼으며, 배낭을 메고 와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난 지점 인근에 있다가 첫 번째 폭발 직후 자리를 떴으며 곧이어 두 번째 폭탄이 터졌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수사당국은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분석해 당시 그 장소에서 그 시간에 통화를 한 사람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수사당국은 브리핑을 통해 “비디오 판독 팀이 결승선 근처에 더플백을 내려놓은 한 명을 확인했다”며 “한 명 이상의 용의자를 조사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CNN방송은 수사당국이 2명의 남성을 잠재적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스턴의 존 조지프 모클리 법원은 이날 오후 폭탄이 설치되었다는 제보가 들어와 긴급하게 모든 인원이 대피했다. FBI는 ‘코드 레드(Code Red)’ 경계령을 내리고 수색견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리카르도 무티 음악감독은 16일 시카고 심포니센터에서 열린 정기연주회를 보스턴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헌정 공연으로 진행했다.

워싱턴=정미경·보스턴=박현진 특파원 mickey@donga.com
#독극물편지#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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