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한화 첫승 쏜 승부사 김태균

  • Array
  • 입력 2013년 4월 17일 07시 00분


지독한 기다림이었다. ‘캡틴’ 김태균의 무게감이 한화의 13연패 사슬을 부쉈다. 김태균은 홈런과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감격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균이 5회말 1사 1루서 타격을 하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지독한 기다림이었다. ‘캡틴’ 김태균의 무게감이 한화의 13연패 사슬을 부쉈다. 김태균은 홈런과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감격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균이 5회말 1사 1루서 타격을 하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끌려가던 NC전 추격 2타점·역전 결승 투런포
끝 보이지 않던 한화 13연패 사슬 드디어 싹뚝
첫승 기다린 6500여 대전 관중들 뜨거운 환호


16일 대전구장. 1회가 끝나자 전광판에는 ‘NC 3-0 한화’가 선명했다. 프로야구선수들은 ‘10연패가 넘어가면 5회에 5-0으로 이기고 있어도 꼭 질 것 같다’고 말한다. 13연패, 그것도 개막 이후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한화는 신생팀 NC에게도 1회 3점이나 먼저 허용했다. 2회초 NC는 1점을 더 추가했다. 스코어는 4-0.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3∼4회 5연속타자 삼진을 잡는 등 연패를 끊기 위해 역투했지만 그라운드와 관중석에는 이미 13을 넘어 14라는 숫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한화에 첫 찬스가 온 것은 3회말. 오선진이 2루수 실책, 김태완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해 2사 1·2루 찬스가 4번타자 김태균 앞에 놓였다. NC 선발 에릭은 김태균에게 결정구인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맞섰다. 김태균은 커트를 해가며 6구까지 맞섰다. 그리고 7구째 몸쪽 높은 코스로 커브가 들어오자, 망설임 없이 배트를 휘둘러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뽑았다. 외야 펜스가 확장되기 전인 지난해였다면 홈런이 됐을 법한 큰 타구였다. 곧장 최진행이 중전적시타를 날리자, 김태균은 홈까지 역주해 3-4, 턱 밑까지 추격하는 팀의 3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3-4로 따라갔지만 어느덧 5회초가 끝났다. 평소라면 오히려 쫓기는 팀이 더 불안한 점수였지만, 연패 중인 한화 선수들이 받는 중압감은 훨씬 컸다. 특히 이날 5.2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은 바티스타의 투구수가 100개에 가까워지는 시점이었다. 5회말에 역전하지 못하면, NC 불펜의 필승요원들이 승리를 지키기 위해 모두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데다 바티스타의 다음 투수도 빨리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연패를 끊느냐, 아니면 14연패로 추락하느냐의 갈림길.

5회말 1사 후 김태완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타석에 선 김태균에게 에릭은 3회가 떠올랐는지, 커브가 아닌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 맞섰다. 그리고 1B-2S로 불리했던 볼카운트에서 에릭의 5구째 컷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왔다. 김태균은 팔을 바짝 붙여 끝까지 폼이 흐트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완벽한 스윙을 했다. 타구는 곧장 왼쪽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김태균의 역전 결승 2점홈런. 순간 대전구장의 6500여 관중은 뜨겁게 환호했다. 김태균에게는 시즌 1호 아치이자, 올 시즌 대전구장의 외야 펜스가 확장된 뒤 처음으로 한화 타자가 기록한 의미 있는 한방이었다. 결국 한화는 6-4로 승리해 길고 긴 연패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한화 김태균=홈런 칠 때는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동안 선수들이 주장 잘 못 만나서 계속 패한 것 같아 미안했다. 마지막 9회초에 이대수 선배가 플라이를 잡는 순간 조금 울컥했다.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다.

대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