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웃는데… 육상플랜트는 고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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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동 저가수주로 부메랑
삼성엔지니어링-GS건설 대규모 손실

국내 기업들의 주요 무대인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건설사와 엔지니어링사들은 주 무대였던 중동 육상플랜트 시장에서 저가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수익성이 낮아져 고전하고 있다. 반면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6일 1분기(1∼3월) 2조5159억 원의 매출에 21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10∼12월)와 비교해 10.4%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준공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알루미늄 공장과 미국 다우케미컬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서 총 30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져 알루미늄 공장으로 진출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인 미국에 진출했지만 현지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진출하는 바람에 오히려 손해를 본 것이다.

GS건설도 지난주 중동 플랜트 현장의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국내 건설시장을 벗어나 중동에서 공격적 수주 경쟁을 벌여 무리하게 저가로 수주한 프로젝트들이 실적 악화의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수주 프로젝트가 40여 건인데 이번 실적에 발표된 2건의 프로젝트 외에는 위험요인이 없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의 플랜트발(發) 실적 쇼크와 맞물려 최근 세계 시장에서 해양플랜트를 대거 수주하고 있는 조선업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국내외 업체들이 과도한 수주 경쟁을 벌이는 육상플랜트와 달리 해양플랜트는 사실상 국내 조선 3사가 독식하고 있어 ‘제 살 깎아먹기’ 식 무리한 경쟁은 벌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양플랜트는 발주처인 오일 메이저나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특정 업체에만 발주를 몰아서 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 박민 연구원은 “생소한 해외 현장에서 작업하는 육상플랜트와 달리 해양플랜트 생산 설비는 국내 조선소라는 통제된 공간에 있어 리스크를 통제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해양플랜틑#삼성엔지니어링#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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